토마스 브레켄리지 보잉 방위우주안보 부문 해외 영업 부사장
“한국은 보잉의 항공방위사업의 핵심 축입니다. 한국 군에서 쓰고 있는 보잉 제품 종류만 360개 이상입니다.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인 KF-X 성능 개선에 필요한 기술이 있다면 언제든 협력할 계획입니다.”
지난 15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2019’(ADEX)에서 만난 토마스 브레켄리지(사진) 방위우주안보 부문 해외 영업 부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브레켄리지 부사장은 보잉의 대표 전투기인 F-15 등의 해외 영업을 총괄하고 있다.
한국 방위산업에서 보잉은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최근에도 ‘조단위’ 수주를 따냈다. 지난해 우리 군이 6대 도입을 결정한 P-8A 해상초계기의 경우다. 북한의 전차와 공기부양정 침투에 대응하기 위해 육군은 대형공격헬기로 보잉의 아파치가디언을 낙점, 2018년까지 총 36대를 구매했다. 아군의 요격기를 지휘·통제하는 비행기인 공중조기경보통제기 사업도 보잉의 ‘피스아이’가 선정됐다.
브레켄리지 부사장은 보잉이 한국 방산 시장에서 성공을 이어갈 수 있었던 배경으로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와 ‘헌신’을 꼽았다. 그는 “보잉이 지난해 한국에서 쓴 부품 구매 비용은 4억달러(약 4,758억원)다”며 “2008년부터 지난 10년간 누적으로는 35억달러에 달하며 이는 외국계 항공방산 업체를 통틀어 가장 많은 금액이다”고 말했다. 브레켄리지 부사장은 이어 “한국에 지난 5년간 투자한 연구개발(R&D)비는 640만달러 수준”이라며 “방산 거래 조건인 ‘절충교역비(재투자)’로 한국에 쓴 돈은 지난 10년간 50억달러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브레켄리지 부사장은 한국의 최대 무기 개발사업인 한국형전투기(KFX·보라매) 사업에 보잉이 기여할 부분이 크다고 했다. KFX는 2021년 4월에 첫 시제기가 출고될 예정이며 시험비행을 거쳐 2026년 1차로 전투기 8대를 공군에 납품될 계획이다.
브레켄리지 부사장은 “F-15의 개량형인 F-15EX에 들어갈 신기술들이 KFX에도 호환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한국 군에서 기술 판매·이전 등을 원하면 언제든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F-15EX는 전투 지역을 360도로 볼 수 있는 센서 시스템, 적 방공망을 교란하면서 지상공격을 감행하는데 필요한 전자전 체계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한동희기자 dwis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