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영화 ‘감쪽같은 그녀’(감독 허인무)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허인무 감독, 배우 나문희, 김수안이 참석해 작품과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다.
‘감쪽같은 그녀’는 72세 꽃청춘 말순(나문희) 할매 앞에 듣도 보도 못한 손녀 공주(김수안)가 찾아오면서 시작되는 기막히고 수상한 동거를 그린 영화다.
허인무 감독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 한 자리에 만나 충돌하고 화해하면서 유쾌함과 뭉클함을 찾아보고 싶었다”고 연출계기를 전했다. 이어 감독은 “나이가 들면서 사람때문에 힘들긴 하지만 사람때문에 치유된다.” 며 “ 가족이 징글징글하지만 또 없으면 안 되고 뜨겁게 하는 존재라 가족 얘기는 안 놓고 싶었다”고 신념을 전했다.
허인무 감독은 “시나리오 단계 때부터 나문희 선생님과 꼭 함께 하고 싶었다. 이 캐스팅만큼은 양보를 못한다고 했다. ”고 말하며 나문희 배우 캐스팅에 큰 공을 기울였음을 밝혔다. 감독은 나문희가 출연하는 연극 ‘안녕 엄마’를 3번이나 관람하며, 나문희에게 적극적인 구애를 펼쳤다는 후문. 그렇게 캐스팅 된 나문희 배우는 “ 무림의 고수처럼 신을 평정해 버리시더라”고 감독은 표현했다.
올해 데뷔 59년 차 배우 나문희는 철부지 할매 ‘말순’ 역을 맡았다. 나문희는 ‘감쪽같은 그녀’를 통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큰 힘을 얻었다”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제가 이 영화 시작할 때 아팠다. 마음이 많이 외로웠다. 시나리오를 읽어 보니 외로운 이야기였다. 꼭 해보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감쪽같은 그녀’ 속 할머니는 세월 흘러가는대로 정말 무심히 살아가는 아주 자연스러운 할머니 그 자체다. 나문희는 “연기에 특별한 중점을 두지도 않았다. 수안이하고 감독님하고 셋이서 많이 만났는데, 그때 그때 ’이게 나인가보다‘ 하고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나문희는 ‘감쪽같은 그녀’에 대해 부담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부담이 많이 됐다. 여태까지 성격을 다섯개로 쪼갰다고 하면, 이번에는 스무개를 쪼갰다. 그래서 부담이 많이 된다. 상을 많이 받다 보니까 의상도 많이 갈아입고 해서 힘들었다. 그런데 하고 싶은 걸 하게 됐다”고 했다.
‘부산행’ ‘군함도’ 등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린 배우 김수완은 애어른 12살 손녀 ‘공주’로 등장한다. 민 배우 나문희와 65년차 나이차이를 뛰어넘는 케미스트리를 뽐낸다. 감독은 “김수안은 ’아역‘이라는 단어를 굳이 넣을 필요가 없는 것 같다. 한번도 ’아이와 작업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매일 매일 선물 같았다”며 김수완의 연기 내공을 칭찬했다.
김수안은 “아빠와 함께 있는 역할을 많이 했었다. 이번에는 할머니와의 케미스트리가 있고, 무엇보다 12살 애어른의 감정을 전달해보고 싶어서 선택하게 됐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이어 나문희와의 첫 호흡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대선배님이시니까 조금 무섭기도 했었다. 그러나 워낙 잘 챙겨주셨다. 저희 외할머니가 생각이 날만큼 잘 해주셨다.”고 말했다.
65년이라는 나이 차를 뛰어넘은 두 배우의 단짠 케미에 대해, 김수완은 “환상의 케미라는 말씀을 하기도 하는데, 영화 속에선 ‘환장의 케미’로 나온다”고 소개하며 화려한 입담을 뽐냈다.
나문희는 “우리 둘은 연기 스타일이 다르다. 난 좀 노심초사하는 스타일이고, 수안이는 촬영 들어가기 전엔 가만가만 놀기만 한다. 그런데 이미 다 준비를 해 온 듯, 촬영만 들어가면 달라지더라. 나와 스타일이 달라 더 잘 맞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허인무 감독은 두 쌍의 엄마와 딸을 현장에서 보면서 기운이 났다는 비하인드를 전했다. 감독은 “현장에 수안 양은 엄마와, 나문희 선생님은 딸과 함께 왔다. 딸과 엄마, 엄마와 딸이 함께 있으면서 서로를 챙겨주는 모습을 보면서 부럽기도 하면서 기운이 났다”고 말했다.
’감쪽같은 그녀‘는 내달 27일 개봉한다.
[사진=양문숙 기자]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