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29일 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수다마루’에서 직원들과 함께하는 타운홀미팅을 하고 있다./사진제공=KB금융지주
윤종규(앞줄 왼쪽 다섯번째) KB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29일 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수다마루’에서 직원들과 함께하는 타운홀미팅 후 손가락 하트를 하고 있다./사진제공=KB금융지주
“미래에는 알리바바·구글 같은 정보기술(IT) 기업이 KB의 경쟁자일 수 있습니다.”윤종규 KB금융(105560)그룹 회장이 KB의 경쟁자를 금융회사가 아닌 IT 기업으로 지칭해 눈길을 끌고 있다. KB금융은 30일 윤 회장이 전날 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수다마루에서 그룹 직원들과 함께하는 타운홀미팅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고 밝혔다. 타운홀미팅에 참석한 한 직원이 “나이키의 경쟁자는 아디다스가 아니라 닌텐도라는 말이 있다”며 KB의 경쟁자를 묻자 윤 회장은 알리바바와 구글을 언급하고 “현재의 환경에 안주하지 말고 더욱더 디지털·IT 역량을 키워가야 한다”며 “특히 철저한 고객 중심의 프로세스를 통해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KB금융의 시너지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KB금융은 최근 디지털 전환에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통신과 금융을 결합한 이른바 알뜰폰 ‘리브M’을 출시하고 금융권 최초로 IT 인력으로만 운영되는 IT지점인 ‘KB InsighT 지점’을 개점한 데 이어 국내 은행으로는 최초로 무인점포인 ‘디지털 셀프점’도 열었다. 연초에는 그룹 디지털혁신부문장을 신설해 허인 국민은행장을 선임하는 등 디지털 전환이 향후 은행의 생존을 결정짓는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룹 전체의 디지털 무장을 강조한 윤 회장은 이날 타운홀미팅 역시 유튜브로 내보내며 현장 질문뿐만 아니라 유튜브 실시간 채팅창으로 오픈뱅킹, 디지털, 글로벌, 애자일 등에 대한 다양한 질문에 답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대처해나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라는 직원의 질문에 윤 회장은 “1990년대 무선호출기에서 휴대폰으로 급격하게 시장이 바뀌던 시기에, 무선호출기 회사에 다니던 한 친구는 어떻게 하면 무선호출기 성능을 더 뛰어나게 할 지에만 골몰했었다”며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빙하기·격변기를 헤쳐나가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윤 회장은 “‘화이부동’이라는 말처럼 서로 같지는 않지만 다름을 인정하고 화합하고 포용하며 더불어 지혜를 나누는 KB인이 되자”며 이날 행사를 마쳤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