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마음만 받겠다” 했지만...여야 인사 조문 잇따라

정동영 평화당 대표 야당 대표로 첫 조문
황교안 나경원 등 한국당도 오후 조문
문희상 이해찬은 31일 장례미사 참석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전 부산 남천성당에 마련된 모친 고 강한옥 여사의 빈소에서 손주와 대화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부산 남천성당에 차려진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 강한옥 여사의 빈소에 여야 정치권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지고 있다. 조용한 ‘가족장’을 택한 문 대통령이 30일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많은 분들의 조의를 마음으로만 받는 것을 널리 이해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으나, 우리의 정치권의 장례문화에서는 아직 “그래도 조의를 표하는 것이 도리”라는 인식이 우세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비롯해 야당 대표들도 이날 빈소를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이날 야당 대표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강 여사의 빈소에 조문하고 문 대통령과 대화를 나눴다.


다만 여야 대표를 제외한 그 밖의 정치인들의 조문은 제한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초대 행정안전부 장관인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밤과 이날 오전 7시 등 두 번이나 남천성당을 찾았으나 조문은 하지 못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전날 조문하러 왔다가 발길을 돌렸고, 오거돈 부산시장도 출근길에 남천성당에 잠시 들어가긴 했으나 조문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전 8시 45분께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국무위원 일동 명의의 화환이 도착했으나 이 역시 반려됐다.

문 대통령은 전날 오후 5시 부산 메리놀 병원에 도착해 강 여사의 임종을 지켰다. 문 대통령은 “평생 돌아갈 수 없는 고향을 그리워하셨고, 이 땅의 모든 어머니들처럼 고생도 하셨지만 ‘그래도 행복했다’는 말을 남기셨다”고 소회를 전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와 정부, 정치권에서도 조문을 오지 마시고 평소와 다름없이 국정을 살펴주실 것을 부탁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청와대 비서진들 역시 이날 평소와 똑같이 일정을 소화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조문을 가고 싶지만 대통령 뜻이 워낙 강하시다”며 “업무에 차질을 빚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전 부산 남천성당에 마련된 모친 고 강한옥 여사의 빈소에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사진=청와대제공

문 대통령 내외는 이날 오전 5시 40분쯤 남천성당에 들어가 강 여사를 위한 연도기도를 드린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의 아들인 문준용씨가 오전에 성당에 들어서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종교인들이나 친척, 개인적 친분이 있는 인사들의 조문은 허용됐다. 오전 10시께 김희중 천주교 대주교를 비롯해 7대 종단 대표들 20여 명이 성당 안으로 들어가 조문을 하고 문 대통령과 담소를 나눴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는 송기인 신부가 따로 빈소에 들어갔다. 오전 11시 25분께는 강 여사가 다니던 신선성당의 교우 13명도 연도 기도를 드리기 위해 성당 안으로 입장했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빈소를 찾는 대신 31일에 열리는 장례미사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 황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각각 빈소를 찾아 조문할 예정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오후 1시 20분 쯤 남천성당에 도착해 조문했다. 이날 야당 대표로는 처음으로 조문을 마친 민주평화당 정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어떤 대화를 나누셨냐’는 질문에 “훌륭하신 어머니를 여의시고 애통한 심정이 크실 거 같다. 위로 드린다는 말씀드리고 조문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정 대표에게 ‘와줘서 감사하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양지윤기자, 윤홍우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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