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폴드는 펼쳤을 때 스마트폰을 더 넓게 경험할 수 있게 해줬습니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반대로 접을 수도 있죠. 이렇게요!”

정혜순 삼성전자(005930) 무선사업부 프레임워크개발그룹 상무의 말에 2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개발자콘퍼런스 2019(SDC 19)’에 참석한 수천명의 시선이 일제히 무대를 향했다. 대형 스크린에 위아래로 접히는 새로운 폴더블폰의 콘셉트 영상이 공개되자 현장 곳곳에서는 탄성이 이어졌다. 예상하지 못했던 깜짝 공개였기에 반응은 더 뜨거웠다.


이날 삼성전자가 공개한 새로운 폼팩터는 업계에서 조개껍데기처럼 위아래로 여닫힌다는 뜻에서 ‘클램셸(Clamshell)’로 불린다. 기존 삼성전자의 첫 번째 폴더블폰인 갤럭시 폴드가 확장된 화면에서 최대 3개의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게 해줬다면, 이번에 공개된 폴더블폰은 위아래로 접으면 정사각형 모양으로 크기가 반으로 줄어 휴대 편의성을 높였다. 또 위아래로 접었다 폈다 하는 옛 피처폰의 향수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최근 ‘클램셸’과 관련됐을 것으로 보이는 특허를 유럽특허청(EUIPO)과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에 등록한 바 있다. 후면 트리플(3개) 카메라, 전면 싱글(1개) 카메라, 펼친 화면에서 듀얼(2개) 카메라까지 총 6개의 카메라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두 번째 폴더블폰을 깜짝 공개한 이유는 경쟁이 심화되는 폼팩터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실히 잡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갤럭시 폴드를 정식 출시하면서 폴더블폰 시대가 개막했음을 알렸다. 하지만 세계 각국의 제조사들이 잇따라 갤럭시 폴드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폴더블폰 시장을 선점하려는 제조사들의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화웨이는 다음달 중국에서 밖으로 접히는 ‘아웃폴딩(바깥으로 접는 방식)’의 ‘메이트X’를 출시할 예정이고, 후속작 ‘메이트Xs’도 내년 3월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모토로라의 경우 삼성전자가 이번에 발표한 클램셸 형태의 폴더블폰을 출시한다고 예고했다. 외신 등에 따르면 모토로라는 다음달 13일 폴더블폰 ‘레이저V4’의 공개를 암시하는 초청장을 최근 발송했다.

두 번 접는 폴더블폰도 누가 먼저 개발해 제품으로 내놓을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한 면은 안으로 접히고 다른 면은 밖으로 접히는 Z자 구조의 폴더블폰과 안쪽으로 두 번 접히는 G자 형태의 폴더블폰에 대한 특허를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업체들은 속도를 내고 있다. 샤오미의 경우 올해 초에 가칭 ‘듀얼 플렉스(Dual Flex)’라는 두 번 접히는 폴더블폰을 공개했고, 중국의 TV 제조업체 TCL도 Z자 구조의 폴더블폰 시제품을 공개한 바 있다.

한편 이번 SDC 19에서는 세계 최초로 노트북에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최신 프리미엄 노트북 ‘갤럭시 북 플렉스’와 ‘갤럭시 북 이온’도 공개됐다. QLED를 통해 생생하고 실감 나는 시각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최대 밝기 600니트의 ‘야외모드’를 지원해 밝은 태양 아래에서도 아주 작은 것도 선명하게 보여준다.

또 두 노트북 모두 무선 충전공유 기능을 지원해 Qi 방식의 스마트폰, 갤럭시 버즈, 갤럭시 워치 등을 노트북 터치패드를 통해 충전할 수 있다.

특히 ‘갤럭시 북 플렉스’는 360도 회전되는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로 노트북뿐 아니라 태블릿의 사용 경험을 제공하며 원격으로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를 넘기거나 동영상을 재생할 수 있는 S펜도 탑재했다.

‘갤럭시 북 플렉스’와 ‘갤럭시 북 이온’은 각각 13인치와 15인치 두 가지 디스플레이 크기로 오는 12월부터 순차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새너제이=백주원기자 jwpai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