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대를 기록하며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는 분위기다. 다만 미국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소비가 여전히 탄탄한 수준으로 유지되며 중국과의 무역갈등과 기업투자 감소 등에 대한 우려를 상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현지시간) 미 상무부가 발표한 3·4분기 GDP 증가율은 1.9%로 올 들어 2분기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전쟁이 길어지며 제조업이 위축되고 투자심리도 약화한 데 따른 결과다. 앞서 미 상무부는 2·4분기 기업투자가 연율로 1.0%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5년 4·4분기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고정자산투자는 11.1%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15개월 동안 이어온 중국과의 무역전쟁으로 기업투자가 감소해 경기에 하강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생산직 일자리를 늘려 제조업을 부활시키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과 달리 미국 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7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 발표된 미 상무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2·4분기 GDP 중 제조업 비중은 11.0%로 194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1960년대 GDP의 25%가량을 차지했던 제조업의 비중이 갈수록 축소되는 가운데 보호무역주의와 대중 관세 등의 영향이 제조업 침체를 가속화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미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소비지출이 예상보다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며 여전히 미국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GDP와 함께 발표된 미국의 3·4분기 주요개인소비지출(PCE)은 전 분기 대비 2.2%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앞서 이달 16일 발표된 미국의 9월 소매판매는 전달 대비 0.3% 줄어 소비 감소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는 당시 시장 예상치인 0.2% 증가를 크게 밑도는 수치이며 소비가 마이너스를 보인 것도 7개월 만이었다. 하지만 미국에서 여전히 견조한 소비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드러나며 3·4분기 GDP 증가율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고 CNBC 등은 전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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