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모(왼쪽)군이 지난 1월 서울 강동구 암사역 앞에서 흉기를 들고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강동구 암사역 인근에서 친구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경찰에 저항한 10대가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구회근 부장판사)는 31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보복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한모(19)군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한군은 지난 1월13일 암사역 3번 출구 앞 인도에서 친구 박모(19)군에게 흉기를 휘둘러 허벅지 등을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난동 사실을 알고 출동한 경찰과 대치하다 도망가던 중 붙잡혔다.
이 장면은 행인 휴대폰 카메라에 찍혀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퍼지며 화제가 됐다. 경찰이 한씨를 보고 뒤로 물러서거나 테이저건을 발사했는데도 진압에 실패한 장면이 영상에 실리며 부실 대응 논란도 일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범행 다음날 기자간담회에서 “현장 출동 경찰관이 흉기를 든 위험 상황에 대한 절차에 따라 조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군은 박군이 절도 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자신이 범행에 가담했다는 사실을 진술한 것을 알고 격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군은 1월11일 박씨와 함께 암사동 일대 마트와 반찬가게에 침입하거나 주차장 정산소에 유리창을 깨고 침입해 현금을 훔친 혐의를 받는다.
1심은 “건강한 사회인으로 다시 돌아가길 바란다”며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반면 2심 재판부는 “보복 상해 사건만 봐도 1심 형량은 잘못됐다”며 실형을 선고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