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31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금강산관광 사업자인 현대아산의 배국환 사장, 한국관광공사의 안영배 사장 등과 북한의 남측 시설 철거 요구 등 관련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연합뉴스
금강산관광 사업자인 현대아산의 배국환 사장과 한국관광공사 안영배 사장이 31일 김연철 통일부 장관을 만나 “당혹스럽다”는 뜻을 전했다. 지난 23일 북한의 금강산 시설 철거 요구가 나온 이후 사업자와 통일부 수장이 회동한 건 처음이다. 배 사장과 안 사장은 김 장관에게 재산관 보호 등에 있어 정부가 도와줄 것을 요청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 장관 집무실에서 김 장관을 면담했다.
김 장관은 “앞으로 남북 당국 간, 그리고 사업자와 북한 사이에서 협상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통일부와 사업자 사이에 잘 논의해야 할 것 같다”며 “엄중한 상황이기 때문에 정보를 공유해나가면서 지혜를 모아서 어떻게든 해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 사장은 “현대로서는 금강산관광 재개 준비를 열심히 해오고 있었는데 이번 사건을 이렇게 맞이하니까 정말 당혹스럽다”면서 “정부 당국이 국민의 재산권 보호 차원에서 잘 해주시기를 바라고 다각적인 대북관계나 국제관계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해주시기를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안 사장 역시 당혹감을 드러냈다. 안 사장은 “금강산에 진출한 기업들의 재산권도 보호해주면서 한반도 관광 활성화 취지에서 북한과 협의를 잘 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현대아산과 한국관광공사는 금강산관광지구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한 기업이다. 통일부에 따르면 현대아산이 1억9,660만달러을 투자했다. 해금강호텔을 비롯해 금강산옥류관, 구룡마을, 온천빌리지, 고성항횟집 등이 현대아산이 보유한 시설이다. 한국관광공사는 문화회관과 온정각 등에 소유권 공동 지분을 갖고 있다.
한편 북한 매체들은 지난 2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전격 방문,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남측의 관계 부문과 합의하여 싹 들어낼 것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현지지도하고 금강산에 설치된 남측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금강산관광지구 사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