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기소에 책임 놓고 정부-검찰 진실게임

대검 "사건 처리 미리 알렸다"
법무부 "처분 일정 연기 요청"
거센 비판에 책임 떠넘기기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시내 거리에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 차량과 택시가 거리를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차량·기사 호출 서비스 ‘타다’의 검찰 기소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정부와 검찰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진실게임을 벌이고 있다. 각 부처가 해명자료를 내놓는 과정에서 정부부처 간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미래 신산업 육성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조율 기능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검찰청은 1일 기자단에 “검찰은 지난 2월 전국개인택시운송조합연합회 등이 타다 운영자 등을 상대로 고발한 사건을 상당한 기간 신중히 검토해왔다”고 밝혔다. 특히 대검은 “올 7월께 정부 당국으로부터 정책 조율 등을 위해 사건 처분을 일정 기간 미뤄줄 것을 요청받은 뒤 요청받은 기간을 훨씬 상회하는 기간 동안 정부의 정책적 대응 상황을 주시해왔다”며 “이번에도 정부 당국에 사건 처리 방침을 사전에 알린 후 처분했다”고 강조했다. 검찰도 정부 입장을 고려해 최대한 기소를 미뤘고 기소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사전에 전달했다는데도 정부가 뒤늦게 검찰 탓만 한다고 역공에 나선 것이다.


검찰 발표에 담당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검찰로부터 타다 기소와 관련해 그 누구로부터도 사건 처리 방침을 통보받거나 사전 협의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7월에 협의했다는 검찰 발표도 사실무근”이라며 “사건 처분을 일정 기간 미뤄줄 것을 검찰에 요청한 사실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검찰은 ‘정부 당국’은 국토부가 아닌 법무부라고 해명했다. 이후 법무부는 이날 저녁 입장자료를 내고 “7월18일 대검에서 법무부에 타다 고발사건 처리 관련 보고가 있었다”며 정부 당국에 사건 처리 방침을 알렸다는 검찰 해명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7월17일 국토부의 택시제도 상생안 발표가 있었고 택시 업계와 타다 측이 협의 중이었던 점 등을 고려해 검찰에 1~2개월 처분 일정 연기 의견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검은 곧바로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법무부의 발표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며 “7월에 법무부로부터 조정이 필요하니 (1~2개월이 아니라) 1개월만 기다려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김태훈 부장검사)는 지난달 28일 이재웅 쏘카 대표, 박재욱 VCNC 대표와 함께 두 법인을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이에 검찰이 정책적 판단이 필요한 신(新)산업 분야를 현행법으로 재단한다는 업계 불만이 폭주하자 정부가 잇따라 ‘검찰 때리기’에 나선 바 있다.

전날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해는 조절하면서 신산업은 수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했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상생해법이 충분히 강구되고 작동되기 전에 이 문제를 사법적 영역으로 가져간 것은 유감”이라고 했다. 주무부처 장관인 김현미 국토부 장관도 “1년 가까이 택시 업계와 스타트업 기업과 두루 논의해 법안을 제출했고 며칠 후 법안심사소위가 열리는 상황에서 (검찰이) 사법적으로 접근한 것은 너무 성급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지현·조양준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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