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에 공개된 北주민들의 일상 사진

콜린 제임스 크룩스 북한 주재 영국대사가 올린 사진들

콜린 제임스 크룩스 북한 주재 영국대사 트위터 캡처

콜린 제임스 크룩스 북한 주재 영국대사가 지난 12월 부임 이후 거의 매일 올리고 있는 북한 소식을 담은 트위터가 최근 화제다. 북한 주민들이 농사 짓고 추수하는 모습과 출퇴근하는 모습, 공원에서 웨딩 사진을 찍는 신혼부부 모습, 백화점과 카페, 동물원, 박람회장 등 일상적인 풍경이 렌즈에 담겨있기 때문이다.

크룩스 대사가 최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사진을 보면 화사한 노란 치마와 백색 저고리로 한껏 단장한 신부와 그의 곁에 선 정장 차림의 신랑이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웨딩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특히 신부를 마중 나온 친구들은 하이힐과 빨간 장미, 풍선들을 들고 신부를 축하해주고 있어 눈길을 끈다. 백년해로를 약속한 부부의 손에서 날아가는 하얀 비둘기를 사진작가는 놓치지 않고 잽싸게 담아내기도 했다.

크룩스 대사는 이 사진들을 공개하며 “모란봉 공원에서 결혼사진을 촬영하는 커플과 친구들”이라며 “비둘기는 다치지 않았다”고 전했다.

크룩스 대사가 올린 금강산 근처 호텔 직원들 사진 / 트위터 캡처

가을 맞이 추수를 하고 있는 북한 강원도 지역 주민들 / 트위터 캡처

그는 지난해 12월 북한에 부임한 뒤로 거의 매일 트위터에 북한 소식을 담은 사진과 글, 영상을 올리고 있다. 북한 주민들이 농사 짓고 추수하는 모습과 출퇴근하는 모습, 국제사회가 주목하는 현안 현장까지 확인할 수 있다. 크룩스 대사는 지난달 평양에서 개막한 2019 아시아 유소년·주니어 역도 선수권 대회 현장을 찾았다. 최근 북한의 금강산 관광시설 철거 요구로 논란의 중심에 선 금강산과 외금강호텔을 방문해 사진과 짧은 글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달 15일 북한 평양의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 남북 경기도 직접 지켜봤다. 그는 “치열한 경기였지만 두 팀은 분명히 서로 존중하며 경기를 했다. 관중이 너무 적었던 게 아쉽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지난 7월에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요리사였던 후지모토 겐지가 운영하는 평양 시내 일식집을 방문해 함께 찍은 사진도 공개했다. 당시 일본의 보수 성향 온라인매체 ‘데일리 신초’가 후지모토 실종설을 보도하며 논란이 일었는데, 크룩스 대사의 사진으로 해당 보도가 사실이 아님을 확인하기도 했다.

북한 금강산에 오란 크룩스 북한 주재 영국대사 사진 / 트위터 캡처

요아킴 베리스트룀 스웨덴 대사도 북한에서 SNS를 활발하게 이용하는 대사 중 한 명이다. 베리스트룀 대사 역시 지난달 15일 남북 축구를 직관하면서 트위터에 관련 사진과 영상 등을 공유했다. 그는 경기 전 선수들이 나란히 선 가운데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영상에는 “평양에서 한국 국가가 연주되는 희망적이고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적었다. 또 “오늘 여기에는 아무도 없다”라며 경기가 관중 없이 치러지고 있음을 에둘러 표현했다.

북한 주재 인도네시아 외교관으로 근무했던 자카 파커가 지난 2016년 5월 2일 올린 김밥과 부침개 등 ‘평양 먹방’ 영상은 유튜브에서 1,733만뷰를 돌파하기도 했을 만큼 북한 내 속살을 담아내는 이들 대사의 트위터 계정은 인기가 많다. 크룩스 대사의 트위터 팔로워는 7,500명, 베르스트룀 대사의 팔로워는 1,300명이 넘는다.

이를 두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대사들의 트윗은 정보가 극도로 통제된 북한에서 현지 소식을 외부에 신속하게 알리는 언론 역할까지 하고 있다”면서 “대사들은 외교특권 때문에 일반 외국인과 달리 이런 트윗을 좀 더 자유롭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강신우기자 seen@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