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넘자"…고객 곁으로 달려간 건자재

모델하우스·가전매장 숍인숍 등
제품 적용된 주방·거실 그대로 재현
부동산發 악재에 돌파구 마련 나서


최근 리뉴얼이 끝난 서울 논현동 가구 거리에 위치한 LG하우시스의 플래그십 스토어 ‘LG지인 스퀘어(사진)’. 샘플 북을 통해 보여주는 이미지가 아닌 인테리어 제품이 실제 적용된 주방, 거실 등을 그대로 재현했다. 리모델링 시장이 죽었다지만 소비자 반응은 꽤 괜찮은 편이다. LG하우시스 관계자는 3일 “전시장에 꾸며놓은 대로 그대로 우리 집에 옮겨 달라는 요구가 많다”며 “상담을 통해 견적을 내보고 인근 인테리어 업체와 연결해 주는 식으로 영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자재 업체들이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나섰다. 인테리어 업체들에게 자재만 넘기던 수준을 넘어 직접 고객들에게 어필하고 나선 것이다. 재건축 아파트의 안전진단 기준 강화와 분양가 상한제 적용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인테리어 시장마저 냉각되자 B2C(기업과 개인 간 거래) 시장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는 분석이다. LG하우시스처럼 플래그십 스토어를 실제 주거공간처럼 시공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전국에 ‘LG지인 스퀘어’ 등 18개의 전시장을 운영 중인 LG하우시스는 LG전자 베스트샵과의 시너지에도 주력하고 있다. 베스트샵에 ‘숍인숍’ 형태로 토털 인테리어 제품을 판매하는 ‘지인 인테리어’ 매장을 입점, 가전과 인테리어 제품을 원스톱으로 구매할 수 있는 유통 채널 구축에 나섰다. 서울·용인·인천·일산·대구·마산 등 고객인지도가 높은 베스트샵 15곳에 지인 매장이 입점했고, 조만간 2곳을 추가할 계획이다. LG하우시스 관계자는 “아파트 매매 수요가 너무 줄어 어려운 상황에서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며 “지인 매장의 베스트샵 입점을 통해 앞으로 홈 리모델링 공사 시 인테리어와 가전제품을 동시에 구매하는 수요층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L&C나 한샘, 현대리바트 등 인테리어 및 가구 업체들도 모델 하우스 형태의 대형 전시장을 잇따라 선보이며 고객 곁으로 달려가고 있다.

한샘의 경우 최근 리모델링 공사부터 가구, 생활용품까지 모든 아이템을 한자리에 꾸며놓고 상담·구매까지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한 ‘한샘 디자인 파크’를 내세우고 있다. 현재 용산아이파크몰점을 비롯해 대구 범어점, 중국 상하이점, 스타필드 고양점, 논현점, 목동점 등에 대형 전시장을 운영 중이다. 현대리바트에 이어 현대L&C까지 인수하며 공격적으로 리빙 인테리어 사업 확장에 나선 현대백화점그룹도 사정은 비슷하다. 현대리바트는 지난 8월서울 논현동 가구 거리에 ‘리바트스타일샵 강남전시장’을 오픈한 데 이어 9월에는 14번째 직영 전시장인 강서전시장도 오픈했다. 공격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늘려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건자재 업체 실적이 작년 보다 최소 20% 이상 빠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고객 접점 넓히기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대형 건자재 업체 관계자는 “주택 매매 건수가 많아야 이사도 많고 리모델링 등의 수요도 폭발해 건자재 업체의 일감이 늘어난다”며 “지금처럼 완전히 수요가 죽은 상황에서는 소비자에게 찾아가는 영업을 더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상훈기자 s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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