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4일 오전(현지시간) 태국 방콕 노보텔 방콕 임팩트의 정상 대기장에서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전 따로 만나 환담을 하고 있다. 양 정상이 대화를 가진 것은 13개월 만이다. /연합뉴스
아세안(ASEAN)+3(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차 태국 방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11분간 단독환담을 했다. 양 정상의 이날 만남은 외교안보 라인 간 사전조율 없이 즉석에서 이뤄졌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23일 0시)를 앞두고 미국의 철회 압박이 거센 가운데 한일 정상이 갈등 해소를 위한 극적 전기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아세안+3 정상회의에 앞서 아베 총리를 옆자리로 인도해 오전8시35분에서 8시46분까지 11분간 대화를 나눴다. 방콕에서 양 정상의 별도 환담은 어려울 것으로 관측됐으나 현지에서 문 대통령의 ‘깜짝 행보’가 나온 것이다.
양 정상은 이날 한일관계를 대화로 풀자는 원칙에 합의하고 필요할 경우 고위급 협의를 갖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소미아 종료 직전 또는 다음달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국 간 정상회담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아베 총리는 그러나 이날 문 대통령에게 ‘한일 청구권협정을 준수하라’는 일본 측 입장을 재차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아베 총리와 환담을 가진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로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한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접견하고, 한일관계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방콕=양지윤기자, 윤홍우기자 y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