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일 정상의 환담은 이전과 달리 강력한 문제 해결 의지를 보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고 대변인은 “양 정상은 양국 외교부의 공식채널을 통해 실질적 관계 진전 방안이 도출되기를 희망했다”며 “문 대통령이 고위급 협의 검토를 제의했고 이에 아베 총리도 모든 가능한 방법을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도록 노력하자고 화답했다”고 부연 설명했다. 현재의 한일관계는 징용배상 판결로 시작돼 경제·안보 등에서 최악이다. 우리 경제는 미중 무역분쟁에 일본의 수출규제까지 겹쳐 어려움이 가중되고 안보도 북핵 폐기가 원점으로 돌아선 가운데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중단 선언으로 더 위태로워졌다. 일본의 수출규제는 우리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에 일본을 제소한데다 일본의 태도 역시 완강해 최종 해결까지 쉽지가 않다. 정부는 우선 종료 시한이 18일 앞으로 다가온 지소미아 파기 문제에 힘을 모아야 한다. 미국도 한미일 안보 공조를 위해 지소미아 연장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이 문제가 풀리면 징용 등 다른 현안 해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부는 모처럼 마련된 대화의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 일단 공식 종료일을 눈앞에 둔 지소미아의 문턱을 넘고 징용 문제, 수출규제 문제의 실타래도 풀어야 한다. 대화를 잘 진전시킬 경우 다음달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관계 정상화의 물꼬를 틀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