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보험사들은 매년 공채를 통해 수 십 명, 많게는 100명 단위로 신입사원을 채용하며 상·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채용을 진행한다. 각 회사마다 전형이나 채용 부문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인 것은 용어나 상품 구조가 어려운 보험업계의 특성상 금융 관련 지식은 물론 보험과 관련된 기본 지식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특히 금융사들의 기술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디지털 관련 역량도 중요해졌다. 디지털 기술 트렌드에 대한 이해는 물론 문제해결 능력 등 디지털 사고 능력을 갖추면 금상첨화다. 동영상 자기 소개 등 독특한 면접 전형을 도입하는 보험사가 많아진 만큼 각 사별로 어떤 전형을 도입하고 있는지 알아보고 자신을 가장 뽐낼 수 있는 전형을 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 교보생명, KB손해보험,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등 주요 보험사들은 현재 하반기 채용전형을 진행 중이다. 전형은 대부분 비슷하다. 대부분의 보험사가 서류접수, 필기시험, 인적성검사, 1·2차 면접을 진행하며 오리엔테이션과 연수 등을 거쳐 최종 선발한다. 1차 면접은 토론면접과 역량 면접으로 각 부서의 실무진과 인사부에서 참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능력과 열정, 전략적 사고역량, 실무역량 등을 평가한다. 2차 면접은 역량면접과 인성면접으로 임원진이 참여하며 지원자가 인재상에 부합하는지, 어떤 잠재력을 갖추고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KB손보 등 일부 보험사는 PT 면접도 진행한다.
대부분은 공통직무로 채용을 진행하지만 최근에는 직무별로 채용 절차를 진행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보험사의 업무는 크게 보험상품 기획 및 개발, 상품 판매 및 홍보, 보상, 업무 지원 등으로 분류되는데 지난달부터 서류 접수를 시작으로 하반기 공채를 진행 중인 한화생명의 경우 영업관리(개인영업), 법인영업, 경영지원(보험심사·브랜드전략 등), 글로벌(해외사업·신사업개발), 자산운용, 상품계리 등으로 직무를 구분해 서류 접수를 받았다. 교보생명 역시 마케팅, 상품, 경영지원, 자산운용, 디지털, HR 등으로 직무를 구분해 전형을 진행 중이다.
눈여겨볼 점은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블라인드 채용을 실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가 만든 자율규제안인 ‘채용절차 모범규준안’에 따르면 성별·연령·학력·지역·신체조건 등을 이유로 차별해선 안되며 면접전형에서 면접자에 대한 정보를 면접관에게 제공하면 안 된다.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하면서 보험사들은 서류 합격자수를 늘리는 대신 심층면접을 통해 구직자들을 다각도로 평가할 수 있도록 면접 전형을 강화했다.
면접 과정이 중요해진 만큼 면접 과정에서 자신의 장점을 부각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KB손보 인사팀 관계자는 “면접과정은 지원자가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준비했는지 파악하는 과정”이라며 “단순하게 정량적인 스펙을 드러내려는 노력보다는 사실과 진실을 바탕으로 한 직무역량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만큼 각 회사의 인재상을 꼼꼼히 살펴 지원 동기나 입사 후 포부 등을 소개할 때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가령 교보생명의 경우 독립운동에 참여했던 신용호 교보생명 창업주가 창립한 후 민족 발전에 기여한다는 이념을 지켜온 기업인 만큼 지원자의 협동심, 성실성, 정직성 등을 높게 평가한다. 물론 혁신금융 시대에 걸맞는 도전정신을 겸비한 지원자도 환영이다.
한화생명의 경우 올 상반기부터 ‘63초 자기소개 동영상’을 이용한 특별전형을 도입했다. 독창적인 콘셉트로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인 만큼 활용해볼만 하다.
보험사 취업을 희망한다면 보험사 직무에 대해 공부해 두는 것도 중요하다. 보험은 상품 구조 등이 어렵기로 유명한데, 다른 지원자들보다 좀 더 준비가 돼 있는 지원자라면 눈에 띌 수밖에 없다. 보험계리사, 손해사정사, 보험조사분석사, 보험심사역, 보험설계사 등 자격증을 갖추면 채용에 단연 유리하다. 특히 보험계리사는 통계적 방법을 이용해 미래적 상황을 바탕으로 보험의 위험률을 측정하고 보험상품의 보험료와 보상 지급금을 계산해 보험상품을 개발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전문직으로 보험사에서 가장 선호하는 자격증이다. 보험계리사는 보험사에 입사하면 상품개발 관련 부서에서 근무하며 보험운영의 기초가 되는 예정이율, 예정위험률, 예정사업비율 등 보험에서 사용되는 각종 기초이율을 산출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또 책임준비금, 비상위험준비금 등의 산출과 평가를 한다. 아울러 보험계리사는 잉여금 배분과 계약자 배당, 보험사 지급여력 관련 업무도 맡는다.
계리 업무 외에도 보험사에서 채용 인원을 늘리고 있는 분야는 IT 분야다. 최근 보험업계에도 핀테크 열풍과 함께 챗봇, UX, 고급분석, 개발 등 IT 관련 인력은 수시채용하는 기업들이 많아 관련 분야의 취업준비생이나 경력자라면 자주 챙겨볼 필요가 있다.
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는 막대한 자산을 운용하는 인력도 필요하다. 자산운용 업무는 자산운용 전략을 수립하고 국내외 주식·채권, 부동산 등 대체자산에 투자하는 업무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