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NC의 준고급 택시 서비스 ‘타다 프리미엄’. /서울경제DB
# 16년간 개인택시를 운전했던 유모(53)씨는 올해 상반기 수입에 대한 고민 끝에 준고급택시 서비스인 ‘타다 프리미엄’으로 전환했다. 그 결과 일반택시를 운행했을 때보다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됐다. 지난 10월 유씨가 타다 프리미엄을 총 226시간 동안 운전해 거둬들인 수입은 650만원가량이다. 그는 “일반택시로는 이 시간만큼 일해서 벌 수 없는 수익”이라며 “타다 프리미엄으로 전환하기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11인승 승합차 호출 서비스 ‘타다’가 최근 불법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택시 협업모델인 ‘타다 프리미엄’은 반대로 인기를 얻어가고 있다. 타다 프리미엄을 찾는 호출이 증가하면서 드라이버들의 매출도 함께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7일 타다 운영사 VCNC에 따르면 타다 프리미엄의 지난달 호출 건수는 출시 첫 달(7월) 대비 약 18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출시 이전부터 택시 업계의 반대에 직면했지만 오히려 승객들의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타다 프리미엄은 일정 조건을 충족한 개인·법인택시 기사들이 고급택시로 전환해 운행하는 택시 서비스의 한 종류다. 당초 올 4월 출시할 예정이었지만 타다 베이직을 포기하지 않으면 타다 프리미엄에도 협조하지 않겠다는 택시 업계의 반대로 7월에야 운행을 시작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이 타다 프리미엄에 처음으로 가입한 택시기사들을 제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출시되자 호출 건수가 늘어난 만큼 매출도 급격하게 증가했다. 지난달 매출은 출시 첫 달에 비해 40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10월 마지막 주(10월25~31일)의 매출은 출시 첫 주에 비해 600%나 급증했다.
실제로 드라이버들의 월수입 역시 일반택시보다 높은 수준이다. 타다 프리미엄의 기본요금은 일반택시(3,800원)보다 높은 5,000원이다. 기본요금부터 차이가 나다 보니 운행 1건당 평균 운임은 일반택시의 2배, 시간당 평균 운임은 1.3~1.4배가량 더 높게 책정된다.
이에 따라 드라이버들의 월평균 매출은 개인택시(약 350만원 내외)보다 100만원 높은 450만원(하루 평균 12건씩 25일 운행)가량이다.
유씨는 “일하는 시간에 비해 콜이 많이 들어오는 편이라 일반택시를 운전했을 때보다 적게 일하면서도 괜찮은 수입을 받는다”고 밝혔다.
특히 가장 높은 수입을 올린 드라이버의 연봉은 1억원 수준에 달하기도 한다. 지난달 한 드라이버는 785만3,000원의 수입에 지원금을 합해 약 1,000만원가량을 벌었다. 이를 두고 박재욱 VCNC 대표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인택시 자격으로 운행하는 타다 프리미엄 기사님 중에는 지난달 보조금을 합해 월 1,000만원이 넘는 수입을 올린 분도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타다 베이직의 불법 논란과는 별개로 타다 프리미엄은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타다 프리미엄은 택시 면허를 이미 보유하고 있는 사업자들이 고급형으로 전환하는 택시 서비스의 한 종류이기 때문에 논란에서 한 발자국 비껴갈 수 있다. 다만 타다 프리미엄의 확대를 위해 택시 업계의 협조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점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이와 관련 VCNC는 오는 14일 택시기사들을 대상으로 서울 성동구 패스트파이브 서울숲점에서 타다 프리미엄에 대한 설명과 성과, 앞으로의 방향 등을 공유하는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