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IC와 합병해 새계 최대 조선소로 탕생하는 CSSC의 도크/사진제공=CSSC
중국 조선업계 1·2위 업체가 합병하면서 규모 면에서 세계 최대의 조선사가 탄생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국유기업을 관리하는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가 지난 달 25일 중국의 최대 조선사인 중국선박공업그룹(CSSC)과 중국선박중공그룹(CSIC)이 합병하는 구조조정안을 승인했다고 28일 보도했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CSSC는 지난해 기준 세계 조선 시장 점유율 11.5%로 2위, CSIC는 7.5%로 3위다. 둘을 합치면 비중이 세계 전체의 19%가 되는 셈이다. 국유기업인 두 회사 모두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을 포함, 항공모함 등 군함까지 폭넓게 건조하고 있다. 중국은 1982년 제6기계공업부 소속 135개 기업 등을 합병해 중국선박공업총공사를 세웠는데 1999년 국유기업 개혁 차원에서 이를 CSIC와 CSSC로 분리했다.
중국 정부가 20년 만에 양대 국유 조선사를 다시 합병하는 것은 내부적인 개혁뿐만 아니라 세계 조선업의 대형화 추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SCMP는 “두 회사의 결합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내건 ‘해양강국’ 건설을 위한 중요한 도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내 조선업계는 중국 양대 조선사 합병으로 수주 영업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국업체들과 경쟁 선종이 겹치는 현대미포조선·대한조선 등 중형조선소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종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CSSC와 CSIC는 기존에도 국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수주에 나섰던 업체들”이라며 “(합병 후) 더욱 막강해진 협상력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물량을 쓸어담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이번 합병 승인 조치가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두 회사가 합병하기 위해서는 중국을 비롯한 6개국 공정거래당국으로부터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중국이 자국 대형 조선소 합병을 허락했기 때문에 한국 조선소의 합병을 거부할 명분이 약해진다는 것이다.
한편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이날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3·4분기 30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1% 줄어든 것이다. 자회사인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 부문의 ‘수주절벽’으로 비용부담이 지속되면서 21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한동희기자 chsm@sedaily.com
CSSC 도크에서 근로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사진제공=CSS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