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뉴 아우디A6 45 TFSI 콰트로’./사진제공=아우디코리아
‘더 뉴 아우디A6 45 TFSI 콰트로’./사진제공=아우디코리아
수입 럭셔리 중형세단 시장은 해당 브랜드의 성적과 직결되는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전장’이다. BMW가 럭셔리 중형세단의 대중화 시대를 열어젖혔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5시리즈를 판매하며 최고 브랜드로 올라섰고, 최근엔 메르세데스-벤츠가 E클래스로 한국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중형세단은 수요가 많은 동시에 수입차 입장에서는 수익성까지 좋다. 벤츠가 한국에 공을 들이는 건 비교적 작은 규모 시장임에도 수익성이 좋은 E클래스를 세계에서 두 번째로 소비자들이 많이 사주기 때문이다.
수입차들에게 ‘알라딘의 동굴’로도 불리는 중형세단 시장에 아우디가 돌아왔다. 8세대 풀체인지 모델 ‘더 뉴 아우디 A6 45 TFSI’를 복귀작품으로 내세웠다. 아우디 브랜드가 오랜만에 내놓은 신차인 데다 가장 경쟁이 치열한 차급인 만큼 심혈을 기울였다. 스펙과 디자인은 화려하다. 2.0리터 직렬 4기통 가솔린 직분사 터보차저 엔진과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 콰트로 사륜구동 시스템을 기본으로 한다. 최고출력이 252마력, 최대토크가 37.7kg·m로 동급 차종에 비해 부족함이 없다.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도 6.3초로 가속력도 뛰어나다.
전면부 그릴과 범퍼엔 S-라인 익스테리어 패키지가 전 트림에 적용돼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기본 적용된 매트릭스 LED 헤드라이트, 서라운드 뷰, 스마트폰 무선 충전, 4존 자동 에어컨,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또한 수입 브랜드의 약점이던 편의사항을 보완한다. 주행성능은 어떨까. 더 뉴 아우디 A6 45 TFSI를 타고 남산 자락을 돌아보는 시승행사에 다녀왔다.
출발지인 서울 반얀트리 호텔을 출발하기 위해 차량에 탑승했다. 신형 A6는 제프리 매너링 아우디코리아 사장이 “지금까지의 A6 중 가장 차체가 큰 모델”이라고 밝힌 것처럼 전장이 길어졌고 휠베이스가 늘어났다. 앞좌석과 뒷좌석에 앉았을 때 헤드룸과 레그룸에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시동을 걸었다. 실내 정숙성은 역시 아우디답다. 실내로 소음과 진동이 거의 전달되지 않는다. 하지만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순간 멈칫했다. 스티어링휠의 조향감이 여타 독일 브랜드들과는 전혀 다르다. 가볍다는 느낌이다. 물론 적응이 되면 운전을 하는 데는 크게 지장은 없다. 다만 수입 브랜드들의 ‘묵직하고 쫀쫀한’ 스티어링 휠을 좋아하는 소비자라면 약간 고민이 될 정도다.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차가 곧바로 반응하는 느낌이 들지 않은 건 운전자의 착각일까. 페달을 밟고 나서 잠시 뒤 차체가 움직이는, 흔히 말하는 ‘터보렉’ 현상이 나타났다. ‘다이내믹’으로 주행모드를 바꿔봤다. 조금 덜하기는 했지만 약간의 시차는 여전히 느껴졌다. 이 또한 운전자로서는 성에 차지 않을 수 있는 부분이다. 프리미엄 브랜드 아우디에 대한 기대감을 감안하면 더 그렇다.
하지만 실망하기는 이르다. 아우디다운 부드러운 주행감과 정숙성이 이를 만회한다. 주간의 도심 주행이어서 도로에는 차가 많았다. 가다 서기를 반복할 수밖에 없었지만 급가속이 아니라면 전체적으로 운전자를 편안하게 해줬다. 노면의 마찰음이나 바깥의 바람 소리도 거의 들리지 않았다.
미래차 지향적인 실내의 편안함도 좋다. 12.3인치 전자식 계기판과 10.1인치 주행정보 디스플레이, 8.3인치 실내정보 디스플레이가 마치 상상 속 미래형 자율주행차에 탄 듯한 느낌을 준다. 밖이 깜깜하고 차 안이 조명으로 반짝이는 야간이었다면 그 느낌은 더욱 배가됐을 것 같다. 아우디 브랜드를 좋아했던 운전자라면 드라이빙을 하면서 더 큰 심리적인 만족감을 느낄 수 있겠다 싶었다. 다른 차가 옆으로 다가오면 사이드미러 안쪽의 등이 점멸하는 세심함은 덤이다.
더 뉴 아우디 A6 45 TFSI의 또 다른 경쟁력은 합리적인 가격이다. 국내에 출시된 신형 A6는 컴포트 트림 약 6,679만원, 프리미엄 트림 약 7,072만원이다. 하지만 오랜만에 돌아오는 아우디의 공격적인 마케팅 때문인지, 실제 시장에서는 딜러 재량으로 10% 이상의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경쟁 차종보다 저렴한 가격에 럭셔리 브랜드의 주력 중형 세단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어찌 보면 A6의 성패는 그동안 다소 실추된 아우디의 이미지가 반등하느냐의 문제와 직결돼 있다. 아우디가 이전의 고급스러운 브랜드 이미지를 다시 확산시킬 수 있다면 A6는 가격과 성능 면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 반대로 말하면 아우디 이미지 회복을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새 A6가 힘을 내줘야 하는 상황이다. 더 뉴 아우디 A6 45 TFSI의 성공 여부를 통해 아우디를 넘어 향후 수입차 시장의 판도 또한 가늠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박한신 기자 hs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