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등 해외 OTT 공세에 위기감…'시장의 손' 들어줬다

[유료방송 결합 승인]
공정위 "디지털 중심 변화 반영"…3년만에 판단 바꿔
결합 완료하면 점유율 KT 30%-LG 24%-SK 23%로
'합산규제' 불확실성 해소땐 후속 M&A도 이어질듯


교차판매나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알뜰폰) 인수 같은 핵심 쟁점들에 제한을 두지 않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유료방송 결합 심사 결과에 대해 업계에서는 ‘시장의 손을 들어줬다’며 환영했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넷플릭스를 비롯해 디즈니·애플 등 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들이 아무런 규제도 받지 않은 채 국내 시장을 빠르게 ‘접수’하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이 덩치를 키워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절박함에 정부의 공감이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치로 국내 유료방송 업계의 ‘3강’ 체제 개편이 급물살을 타면서 후속 인수합병(M&A)도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KT(030200)=업계에서는 큰 이변이 없다면 내년 초까지 과기정통부의 심사가 끝나 유료방송이 KT와 LG·SK 계열 등 3강 체제로 바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KT(IPTV)와 KT스카이라이프 합산 점유율은 31.07%로 압도적 1위였지만 유료방송 결합 완료시 LG유플러스(CJ헬로 포함)가 24.54%,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포함)는 23.92%로 1위를 견제할 덩치를 갖게 된다.

새로운 결합을 바탕으로 한 시너지가 나타난다면 1위와의 격차는 더 좁혀질 가능성이 크다. KT 역시 규모 확대를 위해 딜라이브(6.29%) 인수를 추진했지만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이 33%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합산규제 부활 논의가 국회에서 장기화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경쟁사들의 결합을 지켜보고만 있는 형편이다. 최근 과기정통부와 방통위가 합산규제를 대신할 사후규제안을 마련한 만큼 국회만 승인하면 KT도 추가 인수합병(M&A)에 나설 수 있지만 언제 논의가 이뤄질지 불투명하다. 만약 합산규제가 부활되지 않을 경우 LG유플러스나 SK브로드밴드 역시 추가 M&A에 따라 시장점유율이 33%를 넘을 수 있는 만큼 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CMB나 현대HCN 등 다른 유료방송에 대한 M&A도 촉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료방송 규모 확대로 콘텐츠나 네트워크 서비스 수준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임진혁·나윤석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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