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공동행동과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이 지난 10월 23일 청와대 앞에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요구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북한은 11일 미국의 과도한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비난하는 여론전을 펼치며 흔들리는 한미동맹의 갈등을 더욱 부채질했다.
이는 방위비 분담금 인상 문제라는 한미동맹의 약한 고리를 집중 공략해 양측의 유대관계를 약화하려는 북한의 포석으로 분석된다. 한미관계의 악화는 한미연합훈련 중단 및 주한미군 철수 등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더욱더 횡포해지는 상전의 강박’ 제목의 기사에서 “남조선 당국이 상전을 하내비(할아버지)처럼 여기며 인민의 혈세를 더 많이 섬겨 바칠수록 미국의 전횡은 날로 더욱 우심해질 것이며 식민지 노예의 올가미는 더 바싹 조여지게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미국이 올해 1조 389억원이었던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내년부턴 최대 47억달러(5조 4,379억원)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 점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매체는 “무도하기 짝이 없는 날강도적 요구”라며 “남조선이 미국에 해마다 섬겨 바치는 방위비라는 것은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고 우리 민족을 멸살시키려는 북침 전쟁 비용, 강점군의 끝없는 방탕과 탐욕을 충족시키기 위한 향락비용”이라고 십자포화를 쏟아부었다.
해당 매체가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운영하는 인터넷 선전매체인 만큼 북한은 남한 내의 반미 감정을 끌어올려 한미갈등뿐만 아니라 남남갈등까지 노린 것으로 관측된다.
또 다른 대남 선전매체인 ‘조선의 오늘’은 ‘전쟁 대포밥으로 내몰기 위한 위기관리 각서’ 제목의 글에서 남측을 향해 “이런 날강도를 구세주로, 혈맹으로 추켜올리며 간도 쓸개도 다 섬겨 바치는 남조선 당국들이야말로 어리석기 짝이 없다”고 비아냥댔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