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현산-미래 품에 안기는 아시아나… 900% 육박 부채비율 200%대로 '뚝'

[HDC그룹, 아시아나 품었다-재무건전성 어떻게]
부채 3,000억 줄고 신주 중 1.7조 자본으로 순증
'A+' 현산 차입금으로 'BBB-' 아시아나 차입금 차환
부채비율 884% 대한항공 VS 295% 아시아나 '격돌'

아시아나항공 본입찰 마감일이었던 지난 7일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 로비에 모형 비행기가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HDC현대산업개발(294870)과 미래에셋대우(006800) 컨소시엄의 아시아나항공(020560) 인수로 사실상 900%에 육박하는 부채비율이 200%대로 낮아진다. 2조원에 달하는 자본확충으로 재무구조가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것이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660%다. 올해부터 회계기준 변경으로 항공기 운용리스가 부채로 잡히면서 1·4분기 부채비율이 895%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아시아나항공 영구 전환사채(CB)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5,000억원을 긴급 수혈해 ‘한시적’으로 낮아졌다.


현산 컨소시엄의 인수로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200%대로 떨어진다. 현산 컨소시엄이 약속한 신주발행 규모는 2조2,000억원가량. 자본확충 이후 산은 등 채권단이 제공한 CB 5,000억원과 3,000억원 한도대출(스탠바이론)을 우선 상환하면 9조5,989억원(상반기 말 기준)에 달하는 부채가 9조2,989억원으로 줄어든다. 이름만 바뀌는 CB 5,000억원을 제외한 1조7,000억원은 고스란히 자본계정에 잡힌다. 1조4,555억원이었던 자본 규모는 3조1,555억원으로 2배가량 껑충 뛴다. 올 초 895%였던 부채비율도 295% 수준까지 낮아지게 된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신주 인수는 2조원 이상이 될 것”이라며 “2조원 이상을 증자하면 부채비율이 300% 미만으로 내려가고 그럴 경우 상당한 경쟁력이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부채의 질도 획기적으로 좋아진다. 컨소시엄은 신용등급이 A+(채권 기준)인 현산이 차입금을 일으켜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를 갚는 구조로 계약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고금리의 아시아나 부채를 현산이 저금리로 조달한 차입금으로 대체하는 방식이다. 아시아나항공이 현산 자회사로 편입돼 연결 재무제표상 부채를 늘리지 않고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 상반기 말 기준 현산의 순차입금은 ‘제로(0)’ 수준이다.

추가 자본확충 여력도 크다. 현산은 분양이 확정된 주택사업에서 3년간 1조원에 가까운 현금을 추가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반기 말 기준 재무제표에 잡혀 있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만도 1조1,773억원 수준이다. 부채비율은 115%에 불과하다. 아시아나항공이 자본확충을 통해 공격적으로 사업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는 이유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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