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업계가 최근 몇 년간 액정표시장치(LCD) 분야에서 벌였던 경쟁이 빠르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옮겨붙고 있다. 그동안 OLED가 주로 스마트폰과 TV용 디스플레이에 채택되다가 OLED를 탑재한 노트북들도 속속 출시되며 전선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OLED TV 시장에도 후발주자들이 속속 합류를 선언하고 있다. 예상보다 빠르게 OLED 시장 경쟁이 뜨거워지면서 후속 기술로 예상되는 퀀텀닷(QD) 디스플레이,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개발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각각 중소형·대형 OLED 패널에 강점이 있는 삼성과 LG 모두 OLED 패널 적용 확대를 꾀하고 있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 OLED 포럼 2019 타이베이’를 개최하고 노트북용 패널을 소개했다. 올해 상반기에 13.3인치와 15.6인치 노트북용 OLED를 개발한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 중 13.3인치 풀HD 모델을 추가해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QD 디스플레이 투자로 오는 2021년 OLED TV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든다는 계획이다.
LG는 OLED TV 시장의 선두주자로서 시장 확대에 따른 이점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 샤오미가 내년에 OLED TV 진영에 합류하겠다고 밝히면서 내년에는 LG전자(066570), 소니(일본), 하이센스(중국), 필립스(유럽), 비지오(미국)를 포함해 총 17개 업체가 진검승부를 벌일 예정이다.
삼성전자(005930)도 2021년 삼성디스플레이의 QD 디스플레이 양산에 맞춰 OLED TV를 출시할 경우 총 18개 업체로 늘어나게 된다. IHS마킷에 따르면 글로벌 OLED TV 시장 규모는 올해 300만대에서 5년 뒤 1,15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동시에 LG전자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당장 TV 시장 전체로 놓고 보면 위로는 삼성전자의 QLED, 아래로는 기존 프리미엄 TV 강자인 소니에 추격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IHS마킷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체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QLED TV와 LG전자의 OLED TV 간 매출 격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더욱 커졌다. 삼성 QLED TV 매출은 41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22억3,000만달러) 대비 87% 성장했으나 LG OLED TV는 같은 기간 18억6,000만달러에서 15억2,000만달러로 18% 역성장했다. 지난해 상반기 삼성 QLED TV의 매출은 LG OLED TV 대비 1.2배였으나 올 상반기에는 2.7배로 격차가 확대됐다.
여기에 기존 프리미엄 TV 강자인 소니의 추격도 거세다. 올 상반기 LG전자의 OLED TV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감소하는 동안 소니는 12% 증가했다. 파나소닉도 같은 기간 매출이 10% 증가했다.
여기에 중국 업체가 앞으로 OLED TV 시장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OLED 시장의 판도가 뒤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OLED TV 시장에서 1%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업체들이 액정표시장치(LCD)처럼 자국 정부의 지원을 업고 저가공세를 펼칠 경우 국내 기업의 사업성이 급격히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
결국 OLED TV 시장의 패권을 쥐기 위해서는 추격이 쉽지 않은 대형 디스플레이에서 진검승부를 펼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형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어느새 TV 시장의 주력모델은 55인치가 아닌 65인치가 됐다.
LG전자는 LG디스플레이의 파주·광저우 공장을 투트랙으로 운영해 2022년 연간 대형 OLED 패널 생산량 1,000만대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다. 하지만 8월 가동을 시작한 광저우 공장의 수율이 낮아 이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대형화가 쉽지 않은 OLED 기술의 한계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광저우 공장의 수율을 50~60% 정도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QLED TV와 함께 마이크로 LED를 포함한 ‘투트랙’으로 미래를 준비할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5년간 QD 디스플레이에 13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