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서울경제DB
모바일 금융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신규 사업 진출의 발목을 잡았던 자본 구성의 숙제를 풀었다. 국제회계기준인 IFRS상 부채로 분류되는 상환전환우선주 전량을 전환우선주로 바꾸며 자본 안정성을 확보한 것이다. 당국이 지적한 자본 적정성 문제를 해결하면서 비바리퍼블리카가 증권업과 제3인터넷전문은행 인허가 심사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비바리퍼블리카는 13일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주주 전원 동의하에 기존 상환전환우선주(RCPS) 전량을 전환우선주(CPS)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이번 임시주총을 통해 비바리퍼블리카 주주 전원은 상환권을 포기하고 전량 전환우선주로 변경에 동의했다. 기존 투자자들은 이번 주식 전환으로 상환권이 사라지고 향후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만 부여된 전환우선주주로서의 자격을 유지하게 된다.
비바리퍼블리카의 자본은 신규 사업 추진 때마다 비바리퍼블리카의 발목을 잡아왔다. 앞서 비바리퍼블리카는 2013년 법인 설립 이후 벤처캐피털로부터 3,000억 원 규모의 자본을 RCPS 발행으로 조달해왔다. RCPS는 투자자가 상환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으로, IFRS 상 부채로 분류된다. 비바리퍼블리카가 전환한 전환우선주는 일반회계기준인 K-GAAP뿐만 아니라 IFRS 상에서도 자본으로 인식된다. 비바리퍼블리카 관계자는 “RCPS는 스타트업의 보편적인 자본 조달 방식 중 하나”라며 “제3 인터넷전문은행 및 증권사 설립 추진 등을 위해 대주주로서의 자본안정성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전환우선주 변경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환우선주 전환을 통해 비바리퍼블리카의 증권업 진출과 인터넷전문은행 인허가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비바리퍼블리카의 증권업 인허가 관련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대주주인 비바리퍼블리카에 자본적정성 조건을 충족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금융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자본 안정성이 최우선돼야 하지만 비바리퍼블리카의 자본 대부분은 상환전환우선주라 투자자가 원하는 때에 언제든 투자금을 돌려줘야 하는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주주들이 토스의 비전과 사업에 전폭적인 지지를 해왔으며 모든 투자자가 다른 조건 없이 상환권을 포기하는 결정을 했다”며 “자본안정성에 대한 이슈를 마무리하고 토스가 금융 혁신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