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상징' 코알라, 성병 만연으로 종 보존에 심각한 위기

/사진=호주 코알라 보호단체 ‘코알라 케어 프레이저 코스트’ 제공

호주의 상징과도 같은 코알라가 성병의 일종인 클라미디아(chlamydia)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


14일 아사히(朝日)신문은 시드니에서 북동쪽으로 400여㎞ 떨어진 포트 맥쿼리에 있는 세계 유일의 코알라 전문병원에는 요즘 눈에 염증이 생겨 후송돼 오는 코알라가 연간 200~250마리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중 클라미디아에 감염된 코알라가 50-60%에 달한다.

성교에 의해 주로 전염되는 코알라의 클라미디아 감염으로 인한 결막염을 방치하면 실명하게 된다. 암컷은 불임이 되는 경우가 많아 종(種)의 보존에도 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질병이다. 특효약이 없어 약으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병원에서 죽을 수 밖에 없다.

병원의 셰인 플라너간 진료부장은 “서식지에서 쫓겨 나면 스트레스를 느껴 면역에 영향을 받는다”며 먹이인 유칼립투스 나무가 도시개발 등으로 줄어든 것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개발로 서식지가 줄어들면 병에 걸린 코알라와 접촉할 확률도 높아진다. 비정부기구인 호주코알라기금은 코알라가 있는 동부와 남동부 5개 주의 경우 18세기 후반 영국이 입식하기 전에 비해 코알라 서식지가 80% 줄어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반면 수렵으로 인한 개체수 급감을 막기 위해 1920년대에 대륙에서 코알라 18마리를 데려와 풀어 놓은 남부 캥거루섬에 있는 핸슨베이 야생동물보호구역(Hanson Bay Wildlife Sanctuary)의 코알라 개체 수는 급격히 늘고 있다. 섬의 3분의 1이 야생생물보호구역인 이 섬에 캥거루는 6만5,000 마리 이상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코알라는 원래 없던 곳이다.
/이종호기자 phill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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