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6%↑김해 16%↓...커지는 '전세 양극화'

로또청약 기대로 수도권 전셋값 쑥
명문교 밀집 강남 상승세 가팔라
지방 등 12만가구는 역전세 위험


# 슬금슬금 오르던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 전세가는 특목고와 자사고 폐지 정책과 맞물리면서 오름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12억원 안팎 수준이던 도곡동 도곡렉슬 전용면적 121㎡는 지난 9일 14억 3,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공급량 증가로 ‘전세 대란’ 우려가 나왔던 송파구 헬리오시티 전용 85㎡는 5월 한때 전셋값이 6억7,000만원까지 떨어졌지만 12일 9억원까지 다시 치솟았다. 반면 지난해 12월 2억5,000만원에 거래됐던 경남 김해시 e편한세상봉황역 전용 84㎡는 지난달 20일 2억원으로 5,000만원이 떨어졌다.

전세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은 전세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지방에서는 역전세난 경고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방을 중심으로 ‘역전세’ 위험에 노출된 집이 전국적으로 12만여가구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토연구원은 15일 발간한 ‘주택 역전세 현황과 임차인 보호를 위한 정책 개선 방안’ 보고서를 통해 계약 때보다 전셋값이 떨어져 임차인이 온전히 전셋값을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가구가 12만2,000여가구에 달한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1년 동안 전셋값(전세가격지수)이 1~15% 하락해 역전세 위험에 노출된 주택은 12만~16만가구로 분석했다. 올해 6월을 기준으로 지난 1년간 시·군·구별 전세가격지수는 평균 2.2% 감소했으며, 이 시나리오에 적용하면 12만2,000가구가 역전세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전세 가격 하락에 따른 경보음이 울리고 있지만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에서는 전셋값 급등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 지역의 전세시장은 안정세를 보이다 최근 들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 봐도 전세시장 양극화는 더 심하다. 올 들어 이달 11일까지 경기도 과천은 전세 가격이 6.48% 오른 반면 경남 김해는 16.04% 하락했다. 지방에서 전세가 하락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서울 지역은 분양가상한제 시행 등으로 ‘로또 청약’를 기다리느라 전세로 머무는 수요가 대폭 늘어난 반면 지방은 경기침체 등으로 전세 수요가 줄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여기에 교육정책 변화도 예고되면서 기존 명문학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며 전셋값 양극화를 부채질하는 양상이다. /진동영·이재명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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