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열흘 앞둔 지난 15일 오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주한 ASEAN 대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홍남기(사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정부의 경제인식이 낙관적이라는 지적에 대해 “경제상황을 늘 엄중히 보고 있다”면서 “경제의 나아진 지표, 어려운 지표 양면을 최대한 균형감 있게 바라보며 어려움을 꼭 극복해낸다는 의지 표현”이라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연합뉴스TV ‘특별대담-경제부총리에게 듣는다’에 출연해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2년 반이 정말 중요하다”면서 “내년 경기 반등의 모멘텀을 마련하고 중기적 관점에서 구조개혁과 미래 성장동력 확충을 가속화하는 데 모든 정책역량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은 1%대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내년 성장률도 2.4% 안팎으로 보고 있다. 홍 부총리는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을 얼마나 견인할 것인지가 경제팀으로서는 중요한 과제”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잠재성장률 자체를 올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에 들어가면서 잠재성장률이 하향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총요소생산성을 올리기 위해 내년에 5대 분야 구조개혁을 중점 추진하겠다는 뜻도 나타냈다. 정부는 다음달 하순 발표할 2020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산업혁신 △노동시장 혁신 △공공부문 혁신 △인구구조·기술변화 등 구조적 변화 △규제 혁신과 사회적 자본 축적 등 5대 분야의 구조개혁 추진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홍 부총리는 “이번에 분양가 상한제가 지정된 27곳에 대해서는 확실히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다른 미 지정 지역에서 어떤 양상이 있을지 정부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 6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지역으로 강남 4구 22개동, 마·용·성 4개동, 영등포 1개동 등 서울지역 27개동을 지정한 바 있다. 그는 △실수요자 보호 △투기 수요 근절 △맞춤형 정책 등 3가지를 정부의 부동산시장 관련 원칙으로 소개했다. 홍 부총리는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 이후 약 32주 연속 부동산 가격 하락세를 보이다가 올해 7월 들어 20주 연속 상승했다”면서 “분양가상한제 대상으로 지정되지 않은 곳에서 어떤 양상을 보일지 주시하고 있고 시장 과열이나 이상징후 때는 정부가 할 수 있는 여러 조치를 작동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1월부터 50인 이상 299인 이하 중소기업에 적용될 예정인 주52시간제 보완책에 대해선 “탄력근로제 외에 추가 대책이 필요하지 않나 해서 정부가 4개월간 내부적으로 검토해왔다”며 정부 대책을 곧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와 관련 고용노동부는 오는 18일 이재갑 장관이 국회 입법 촉구 및 주52시간제 보완책을 공개할 예정이다.
홍 부총리는 올해 통합재정수지 적자가 예상되는 등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에 데 대해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국가 채무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은 한국이 절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며, 국가채무 증가율도 부담 능력을 고려한 GDP 대비 국가채무 증가 속도를 보면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느린 축”이라고 반박했다. 내년 통합재정수지가 GDP 대비 -1.6% 적자를 기록하고, 국가채무 비율은 39.8%까지 늘어나는 데 대해선 “이 정도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고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홍 부총리는 “중앙정부, 지방정부든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하다 보면 평균 40~50조원 이·불용이 발생하게 된다”며 “내년 초 특별예산심의를 통해 반복적으로 이·불용되는 예산은 정상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