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애사심은 보상에서 나온다

김연하 성장기업부 기자


“구성원들의 헌신으로 회사가 살아남았고 이에 감사함으로 12월21일부터 1월1일까지 전체 쉬기로 했습니다.”

8일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이 같은 포상휴가를 시행하겠다고 밝히자 온라인상에서는 ‘부럽다’는 반응이 흘러나왔다. 주어진 휴가도 회사 눈치를 보며 써야 하는 중견·중소기업 직원들에게는 ‘12일 연속 휴가’는 꿈 같은 일이기 때문이다.


다른 스타트업에도 이런 일은 자주 발견된다. 설립된 지 3년 된 스타트업 A사 대표도 우아한형제들처럼 내년 1월1일까지 12일간 사무실 문을 닫고 쉬기로 했다.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하면 실제 지급되는 휴가는 6일로, 기존 연차와는 별개다. A사는 올 들어 여러 개의 신규 프로젝트를 시행하면서 수개월 동안 밤10~11시까지 야근을 하곤 했는데, 프로젝트가 끝난 만큼 장기휴가를 가지며 재충전을 하자는 취지서 파격 결정을 한 것이다. A사 직원은 “스타트업은 아무래도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데다 업무량이 많다 보니 일반기업에 비해 야근하는 일이 많다”면서도 “큰 불만 없이 초과근무를 하는 것은 이번 장기휴가처럼 그에 대한 보상이 어떤 식으로든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은 어떨까. 많은 중소기업 대표들이 흔히 청년 구직자나 젊은 직원들이 ‘워라밸’만 바라기 때문에 중소기업을 외면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요새 젊은 애들은”으로 시작되는 말은 “나 때는 말이야”로 이어지며 “애사심이 없다”로 끝을 맺는다. 하지만 이는 청년층이 원하는 일터의 일각만을 본 것이다. A사처럼 합리적 보상만 주어진다면, ‘애사심’을 기반으로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초과근무도 불만 없이 수용하는 것이 지금의 청년층이다.

14일 서울경제신문과 중소기업중앙회가 공동 개최한 ‘행복한 중기 경영 대상’에서 대상을 받은 이대훈 코아드 대표는 “지난해 365일 중 144일을 쉬고 신입사원 초봉을 3,000만원에서 4,000만원으로 높였다”며 “그 결과 8명 채용에 1,600명이 지원하고 영업이익도 지난해 대비 두 배나 상승했다”고 밝혔다. 애사심은 비합리적 희생이 아니라 합리적 보상에서 생겨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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