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日 수출허가 상관없이 소재 국산화 지속"

안정적 공급사슬망 위해 필요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기업들은 최근 일본 정부의 액체 불화수소 수출 허가 이후에도 핵심소재를 국산화하는 작업을 지속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일본이 수출품목과 관련해 언제 몽니를 부릴지 모르는데다 안정적인 공급사슬망(SCM) 구축을 위해서라도 국산화가 꼭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17일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수출 허가 등과 관계없이 액체 불화수소 등 반도체 핵심소재 조달처 다변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 9월 액체 불화수소 일부를 국산품으로 대체하는 등 수급처의 다변화에 힘쓰고 있다. SK하이닉스 또한 지난달부터 국내 중소업체인 램테크놀로지가 공급한 불화수소를 일부 라인에 투입해 사용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반도체 대비 공정이 단순한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액체 불화수소 등 일본 의존도가 높은 핵심소재의 국산화 작업을 대부분 완료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수출 허가로 국내 업체들이 어느 정도 한숨을 돌렸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각 업체들은 일본의 수출규제가 본격화된 올 7월 이전부터 액체 불화수소 물량을 대거 확보해놓았지만 재고 소진에 대한 불안이 여전했다. 특히 일본산을 제외한 액체 불화수소는 순도 등이 낮아 현재 반도체 공정 작업에 직접 투입하기에는 무리가 따랐다. 이번 액체 불화수소 수입으로 국산화 작업에 투입할 시간을 어느 정도 확보한 셈이다.

다만 반도체 미세공정에 사용되는 포토레지스트(PR)는 국산화 작업이 힘든 것으로 전해졌다. 포토레지스트는 일본 업체 의존도가 90%가 넘는다. 특히 포토레지스트 수급 차질 시 극자외선(EVU)을 활용한 반도체 초미세 공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해 한국의 반도체 산업 경쟁력이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외교적 해법을 통한 SCM 안정화 작업이 최선책이라고 입을 모은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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