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일러스트에 깃든 발트 삼국의 매력

■ 일상의 시간을 거니는 유럽 스케치 여행
■ 다카하라 이즈미 지음, 키라북스 펴냄
日일러스트레이터의 동유럽여행 스케치
그림, 사진으로 도시풍경 섬세하게 묘사




세대별로 여행 스타일도 참 다르다. 유럽 7개국을 보름에 걸쳐 후다닥 다녀오는 패키지 여행은 중장년층이 좋아하는 방식이라면, 저렴한 항공권과 숙박을 해결해 놓고 무작정 떠나는 자유여행은 아무래도 젊은이들의 몫일 듯하다.


발길 머무는 곳에서 도시를 차분히 느껴보고자 하는 떠난 여행에 빠지면 섭섭한 한가지가 있다면 여행서일 것이다. 다짜고짜 떠난다고 일자무식한 여행자가 되어서는 안되는 법. 도착하는 지역에 대한 정보가 빼곡히 적힌 여행 가이드도 필요하지만 때로는 서정적이면서 감수성이 풍부한 그림이 가득 담긴 여행서 한 권도 제법 매력적이다.

매년 여름 유럽으로 여행을 떠나는 일본 출신 일러스트레이터인 작가가 발트 삼국, 슬로베니아, 크로이티아를 그림에 담은 책을 냈다. 2017년 출간된 ‘가끔은 길을 헤매도 좋은 유럽 작은 마을 스케치 여행’에 이어 국내에는 두번째 번역 출간된 책이다.

최대한 현지인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 보려 노력하고 경험을 할 수 있는 장소를 선택한다는 작가의 여행철칙이 그림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1000년전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중세풍의 골목, 전통 요리를 내 놓는 레스토랑과 카페,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시장 등을 여유롭고 자유롭게 거닐면서 인상 깊은 장면 혹은 마음에 드는 풍경을 스케치하며 그들의 일상을 담았다. 이번 책에는 두번의 여행 동안 그려낸 100여점의 스케치를 실었다. 섬세한 스케치에서 정겹고 섬세한 그리고 따스한 작가의 감수성을 느끼게 된다. 전작을 읽었던 독자라면 두 책에 실린 스케치를 비교해 보는 재미는 덤으로 가져갈 수 있다. /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슬로베니아 류브라나 성을 바라보며 작가가 그린 일러스트.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