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역차별 문제는 사실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경제자유구역만 해도 해외 기업의 투자를 끌어들인다며 2003년 인천을 시작으로 전국에 7개를 만들었지만 지역 나눠먹기식으로 진행된 탓에 실제 투자 유치 실적은 미미했다. 국내 기업 측면에서 보면 투자 유치 효과도 없는 경제자유구역을 만들어 해외 기업에 특혜만 준 셈이다. 경제자유구역 입주 기업이 되면 법인세가 최초 3년간 100%, 이후 2년간 50% 감면 등 각종 세제혜택이 주어지고 공장총량제 등 수도권 규제 미적용, 국가유공자·장애인 의무고용제 배제 등의 혜택도 받는다. 2017년 경제자유구역이 유치한 외국인직접투자액은 21억9,000만달러다. 같은 특혜를 국내 기업에 준다면 이보다 최소한 10배 이상은 투자가 이뤄졌을 것이다. 유튜브·넷플릭스 등 글로벌 기업은 통신사에 망 사용료를 한 푼도 내지 않는 반면 네이버 등 국내 기업은 연간 수백억원을 내고 있는 것도 대표적인 역차별 사례다. 오죽하면 네이버 창업주가 대통령 앞에서 “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에 적용되는 법안들이 동등했으면 한다”고 말했을까.
성장률은 낮아지고 수출과 내수가 급감하는 현실에서 기업이 투자를 늘린다면 가뭄에 시달리는 한국 경제에 단비가 될 것이다. 그러려면 역차별부터 바로잡는 게 순서다. 먼 산에 있는 산토끼를 탐내기보다는 집토끼가 우리 밖으로 뛰쳐나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