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13 대책’이 발표되기 이전에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주택시장은 열기가 뜨거웠다. 전용 84㎡ 기준으로 매매가 ‘10억 클럽’ 단지가 속출한 것. 서울 강서권 주택시장의 핵심지역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대책 이후 거래가 끊기면서 10억 클럽 명성도 퇴색됐다. 이런 가운데 최근 들어 다시 매매가가 10억원을 넘어선 아파트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유찰됐던 ‘마이스(MICE) 복합단지’ 건설사업도 입찰 흥행에 성공하면서 마곡지구가 마이스 개발 호재 덕을 볼지 관심사다.
◇ 다시 늘어나는 84㎡ 10억 클럽 =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마곡엠밸리 4단지 전용 84.85㎡가 11억 4,0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가격은 9억 3,000만원이다. 앞서 지난달 3일에는 마곡엠밸리1단지 전용 84.92㎡가 10억 1,500만원에 거래되며 10억원을 넘겼다. 직전에는 8억 7,700만원이었다. 두 단지 모두 이번이 10억 클럽 첫 진입이다.
본지가 조사한 결과 주요 단지가 옛 시세를 회복하면서 마곡동 내 9개 단지가 9월 이후 10억원(84㎡ 기준) 이상 금액에 매매거래 됐다. 마곡힐스테이트와 마곡엠밸리 1·3·4·6·7·12·13·14 단지다.
이는 마곡에서 10억 클럽이 처음 속출했던 지난해보다 더 많은 수다. 마곡은 지난해 2월 마곡힐스테이트 전용 84㎡가 10억 원을 돌파하면서 서울 서남권의 유일한 10억 클럽이 됐다. 잇따라 마곡앰벨리 3·6·7·10단지 등이 총 5개 단지가 10억 클럽에 합류했지만 9·13 대책의 영향으로 거래량과 시세가 가라앉았다. 올 상반기에는 마곡엠밸리 7단지를 제외하고는 모든 단지에서 84㎡가 10억원 아래에서 거래되기도 했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거래량이 줄면서 집주인들은 매수자가 부르는 가격에 맞춰줄 수 밖에 없었다”며 “현재는 분위기가 달라져 마곡동 내 주요 단지 중 84㎡는 1층을 제외하고는 10억원 아래로 부르는 매물은 더 이상 찾기 힘들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 마이스 개발 가시화 덕 보나 = 특히 중소형 평형이 부족한 일부 단지에서는 84㎡의 매매 실거래가격이 대형 평형 가격을 뛰어넘는 역전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마곡엠밸리 7단지의 경우 지난 7월 전용 115㎡가 역대 최고가인 13억 1,000만원에 거래됐지만 같은 달 전용 84㎡가 13억 2,5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10월 들어서도 전용 115㎡가 12억원에 거래됐는데 전용 84㎡가 12억 6,500만원으로 오히려 더 높은 가격에 팔리기도 했다.
한편 땅값이 1조원에 달하는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마이스(MICE) 복합단지 건설사업도 가시화 되고 있다. 18일 마감된 입찰에 롯데와 한화, GS리테일 등 대형 유통사들이 뛰어들었다. 이 단지는 비싼 땅값으로 인해 입찰에서 두 번이나 유찰된 바 있다. 마곡 마이스 사업은 총 사업비용이 3조 5,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매머드급 마이스 사업이다. 용지 규모는 8만 2,724㎡로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의 9배에 달하며 연면적은 약 50만㎡로 삼성동 코엑스(46만㎡)와 비슷한 수준이다. /김흥록·박윤선기자 r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