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의 전망 근거는 좀처럼 바뀔 것 같지 않다. 고용·소비·수출 등 악화일로인 경기지표가 갑자기 반전할 일도 없고 미중 무역갈등 등 외부환경 역시 마찬가지다. 오히려 미중 무역갈등이 해결되면 한국의 대중국 수출에서 53조원의 차질을 빚는다는 분석마저 나오는 실정이다. 그러잖아도 올해 우리 경제는 모든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성장률이 2.0%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런 상황이 내년까지 이어진다면 많은 사람이 우려하는 일본식 장기침체의 길로 갈 수도 있다. 이대로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당장 기업들이 신용등급 하락으로 자본조달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민관이 공동대응에 나서야 한다. 더 나아가 규제를 완화하고 정부 정책의 근본 방향을 수정해 기업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렇듯 정부와 기업이 혼연일체가 돼 일해도 시원찮을 판에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20일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단에 한 말은 어처구니가 없다. 기업의 힘든 사정을 듣기는커녕 “문재인 정부는 노동존중 사회를 표방한다. 앞으로도 이 기조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했으니 이런 정부를 믿고 투자확대에 나설 마음이 생기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