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학부모단체연합 회원들이 14일 서울 신문로2가 시교육청 앞에서 정치적으로 편향된 교육을 했다는 논란이 제기된 서울 인헌고 교장과 교사 10명에 대한 징계를 촉구하고 검찰에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연합뉴스
서울시교육청이 교사의 정치 편향적 태도 의혹이 제기된 인헌고등학교를 실태 조사한 결과 부적절한 발언이 있었지만 행정적 징계 대상은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서울시교육청은 21일 인헌고에 대한 특별장학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청에 따르면 인헌고 학생 441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자신의 생각과 다른 구호나 선언문 제작을 강요받았다는 학생은 118명, 교사가 “조국 뉴스는 가짜다”라고 말했다는 응답은 29명, 교사가 “너 일베냐”라고 발언한 것을 들었다고 답한 학생은 28명 있었다. 이와 관련해 교육청은 “학생들의 시각에서 교사들의 일부 부적절한 발언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도 ““전후 맥락 상 교사의 발언을 법적·행정적 징계 대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성격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또한 교육청은 “특히 지속적·반복적·강압적으로 이뤄지는 특정 정치(사상) 주입이나 강제, 정치편향 교육활동이라고 할 수는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논란의 ‘일베’ 발언의 경우 일베 사이트에서 ‘추천을 일베, 비추천을 민주화’ 표현을 쓴다는 것을 확인해 교사가 ‘민주화’를 ‘비추천, 부정’의 의미로 사용하는 문제를 언급하며 일베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청은 “교원들이 교육적으로 문제가 될 특정 이념이나 사상을 강제로 가르치거나, 정치 편향적, 정파적 교육을 했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주의, 경고 등 행정처분이나 특별감사를 의뢰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서울시교육청은 서울형 사회현안 교육 원칙을 마련하기 위해 전담팀을 구성하겠다고도 설명했다. 교육청은 “우리 학생들이 공존의 정치적 삶을 살아갈 민주주의자로 성장하도록 하겠다”며 “일부 단체 및 정치권도 교육의 중립성을 침해하는 부당하고 과도한 개입을 멈추고 학교와 교육의 장에서 정치적 대립이 일어나지 않도록 신중하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