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청업체로부터 뒷돈을 받고 회사 자금을 빼돌려 거액을 챙긴 혐의를 받는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옛 한국타이어)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억원대 배임·횡령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 조현범 한국타이어 대표이사가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성실히 대응했다”고 말했다. 조 대표의 구속여부는 늦은 밤 결정될 전망이다.
21일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받고 나온 조 대표는 “혐의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한마디만 해달라”는 취재진 요청에 이와 같이 답했다. “하청업체 금품 받았다는 의혹에 대한 입장은” “계열사에 비자금 받았나” “의혹을 부정하나” 등 취재진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이날 명재권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약 1시간 30분 만인 낮 12시께 종료됐다.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김종오 부장검사)는 지난 19일 조 대표에 대해 배임수재·업무상횡령·범죄수익은닉법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 대표는 하청업체에 납품 등을 대가로 수억원을 부정하게 받고 비자금을 조성하는 등의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다수의 차명계좌를 사용해 범죄수익은닉법을 위반한 혐의도 추가됐다.
앞서 국세청은 한국타이어에 대한 세무조사 내용을 검찰에 넘겼고 검찰은 오너 일가의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 별도로 수사를 진행해왔다. 국세청은 지난해 7월 한국타이어에 대해 특별세무조사를 벌이다 이를 범칙조사로 전환했다. 범칙조사는 일반적으로 조세범처벌법의 처벌 대상이 되는 거액의 탈세, 편법 증여, 비자금 조성 등의 범죄 행위가 의심될 때 시행된다.
한국타이어는 지주회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조양래 회장과 장남 조현식 부회장을 필두로, 차남인 조 대표와 장·차녀가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는 방식으로 일가가 대규모기업집단을 이루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이기도 한 조 대표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지주회사 등기임원으로 선임됐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