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반도체가 일본 렌즈 제조기업 엔플라스와 벌인 6년간 특허소송에서 결국 이겼다. 특허를 침해하고도 납품가를 인상하고 특허를 포기하라는 압박까지 견뎌낸 힘든 싸움이었다.

서울반도체는 미국연방대법원이 엔플라스의 TV 백라이트유닛용 광확산렌즈에 대한 상고를 기각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소송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반도체는 미국 방산업체인 텔레다인 테크놀로지스로부터 광학렌즈 원천 특허기술에 대한 라이선스를 얻고 이 렌즈의 최초 개발자인 펠카 박사를 기술고민으로 영입, 2009년 광학산렌즈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기술 개발에 성공해 엔플라스에 금형 제작과 양산을 의뢰했고 상업화에 성공했다.


이 렌즈가 세계 시장에서 약 90%를 차지 할만큼 인기를 끌자 2013년말 엔플라스는 돌변했다. 미국에서 이 기술이 자사 특허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엔플라스는 당시 서울반도체에 공급하던 렌즈 납품가를 2.3배 인상하고 납품조건을 변경했다. 심지어 서울반도체에 특허권을 사실상 포기하라고 요구했다.

시장 여론도 서울반도체에 불리했다. 서울반도체 관계자는 “우리가 원천기술 특허를 보유했지만, 시장은 렌즈 제조가 앞선 일본기업을 신뢰하는 분위기였다”며 “이를 불식하기 위해 미국, 유럽 등 전세계에서 특허무효소송을 나서야 했다”고 말했다.

2016년 미국캘리포니아연방법원은 서울반도체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엔플라스는 항소했고 2년 후 항소심에서도 서울반도체가 승소했다. 이 결정까지 엔플라스가 불복하고 항고했지만, 올해 최종심에서 서울반도체가 이겼다.

세계 2위 유기발광다이오드 기업인 서울반도체는 1만4,000여개의 특허기술을 보유했다. 특허 수와 선점 기술이 많다보니 미국, 유럽 등 여러 국가의 제조사, 유통사로부터 특허시비에 휘말리는 일이 잦다. 특허 사수를 위해 해외 법원을 찾아 적극적인 법적 대응을 펼치고 있으며 대부분 승소했다.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는 “임직원의 자존심과 회사 제품을 믿고 사용하고 있는 모든 고객을 보호하기 위해 긴 싸움을 포기하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특허기술을 함부로 도용하는 기업에 대해 사활을 걸고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