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뻑뻑할 때마다 넣는 일회용 점안제(인공눈물)의 적정 가격은 얼마일까요? 이 문제를 두고 정부와 제약사 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 시작된 소송이 현재까지 1년 넘게 이어져 온 것인데요.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일회용 점안제를 둘러싼 복지부와 제약사 간 악연은 지난해 8월부터 입니다. 그동안 일회용 점안제는 용량에 따라 소용량(0.3~0.4㎖)이면 200원대, 대용량(0.5~ 0.9㎖)이면 300원~400원대 등 가격이 각기 달랐는데 복지부가 이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인데요. 2018년 9월 1일부터 1회용 점안제를 용량에 관계없이 일괄 198원으로 보험약가를 묶겠다고 고시했습니다. 이에 지난해 8월 제약사들은 미리 서울행정법원에 고시 집행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고 동시에 약가인하 취소 본안 소송전에 돌입했습니다.
제약사들의 논리는 아무리 일회용 점안제라고 하지만 소비자들이 실제로는 한번 쓰고 버리기 아까워 2~3번씩 쓰고 있고 이에 맞춰 다양한 용량을 구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생겨나는 제품별 용량 및 가격 차이는 당연한 것인데 정부가 용량에 관계없이 가격을 하나로 통일해 버리는 것은 시장논리에 맞지 않다는 주장입니다. 특히 대용량 점안제 생산에 맞춰 공장 설비를 구비한 제약사의 경우 매출 손실까지 생겨날 수 있다고 항변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애초에 일회용 점안제는 말 그대로 일회용으로 재사용해선 안되고 이 때문에 저용량·저비용 구조가 합당하다고 설명합니다. 보존제가 들어있지 않아 재사용할 경우 각막염 등이 발생할 수 있는데 제약사들이 소비자를 핑계로 자꾸만 대용량을 만들면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용량을 늘리되 가격을 더 올려받으려는 제약사의 꼼수를 막겠단 취지도 있습니다.
우선 지난 1심에선 제약업계가 쓴 잔을 마셨습니다. 지난 7월 서울행정법원이 보건복지부의 손을 들어준 것입니다. 그러나 제약사들은 곧바로 항소했고 현재 2심이 진행 중입니다. 최근 2심의 첫 변론이 진행됐는데 업계는 이번 2심에만 6개월에서 1년여가 소요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소송이 대법원까지도 이어진다면 최종 결론이 나기까지 더더욱 오래 걸릴 것이란 얘기죠.
정부와 제약사 간 소송전 이야기를 우리가 왜 알아야 하냐고요? 문제는 이 과정에서 일회용 점안제 가격이 요동치고 있단 점입니다. 이는 본안 소송보다는 제약사가 복지부를 상대로 낸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때문인데요. 1심에서 법원은 제약사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가 이후 2심에서 결정이 뒤집어져 현재로선 점안제 약가인하는 집행정지된 상태입니다. 이 때 지난해 9월 1일부로 198원으로 일괄 인하될 줄 알았던 일회용 점안제 가격은 9월 22일이 되어서야 198원으로 인하됐고 그러다 같은 해 11월 30일부터 제 가격으로 돌아왔습니다. 그야말로 널뛰기를 한 셈이죠.
안구건조증 등 이유로 일회용 점안제를 애용하는 소비자들 입장에선 불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로선 용량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데 2심 결과가 나오면 가격은 또다시 뒤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점안제 가격이 198원으로 일괄 인하되면 좋지 않겠습니까. 소송이 너무 길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단 바람입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