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과열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1,000조원의 부동자금이 집값 오름세를 타고 부동산 쪽으로 몰린 영향이 크다.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초반에 “부동산 가격을 잡아주면 피자 한 판씩 쏘겠다”고 했다. 임기 2년 반 동안에는 부동산대책을 17차례나 내놓았다. 대출규제와 양도세 중과, 종합부동산세 인상에 이어 최근에는 분양가상한제까지 들이대며 가격 통제에 나섰다. 하지만 그 결과는 정부 생각과 딴판이다. 정부 출범 이후 2년 반 동안 서울 집값 상승률은 15.7%로 같은 기간 박근혜 정부의 2.6%, 이명박 정부의 5.4%보다 훨씬 높다. 강남 아파트는 3.3㎡ 당 1억원을 돌파했다. 집값 폭등으로 종부세 폭탄을 맞은 중산층은 비명을 지르고 있다. 규제의 고삐를 조일수록 시장에서는 ‘집값 하락’보다는 ‘공급 축소’의 시그널로 해석하는 데도 규제만 쏟아내고 있으니 안타까운 노릇이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지난달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치인 연 1.25%로 낮춘 한국은행이 29일 금통위에서 금리동결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초저금리가 이어지면 부동자금의 부동산 유입 속도가 빨라질 것이 자명하지 않겠나.
이런 와중에 문 대통령은 ‘국민과의 대화’에서 “강력한 방안을 강구해서라도 반드시 잡겠다”며 추가 규제까지 예고하니 답답한 일이다. 수요를 억누르는 반시장 정책으론 집값을 안정시킬 수 없다. 이제라도 규제 일변도에서 벗어나 수요가 있는 도심에 공급을 늘려주는 정책을 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