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리스크 없다"...조용병 연임 힘싣는 막강 이사회

신한금융 금주 회추위 개최
변양호 등 이사회 지지 바탕
내달 중순께 연임확정 전망
1월 1심 선고전 잡음 최소화
관치역풍 부담...정부 중립 지킬듯


신한금융그룹이 예상보다 빨리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착수하면서 조용병(사진) 회장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한금융은 이르면 이번 주 ‘지배구조 및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열어 차기 회장 후보 선임 절차에 돌입한다. 신한금융이 지배구조 규범상 현직 회장 임기가 만료되기 2개월 전(2020년 1월24일)까지 후임자를 정한다는 점에서 이번 회추위는 1개월가량 시계가 빨라진 셈이다. 속도감 있게 진행되는 회추위에 대해 해석은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신한은행 채용비리 혐의를 받는 조 회장의 법원 선고 전에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마무리해 잡음을 최소화하겠다는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검찰은 다음 달 구형을 하고, 재판부는 내년 1월 중 1심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 회추위는 오는 12월 중순께 차기 회장 최종 후보를 선출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은 연말 임기가 끝나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후임을 차기 회장이 정해야 한다는 표면적인 이유를 들어 회추위를 빠르게 진행하고 있지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다른 시각도 나온다. 조 회장의 1심 선고 전에 연임을 확정 지어 이른바 ‘잠룡’의 지나친 출혈경쟁을 차단하고,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라는 분석이다. 특히 조 회장 1심 결과가 연임에 결정적인 변수가 아닌데도 선임 과정에서 오히려 ‘노이즈’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크게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 회장이 1심에서 무죄가 나더라도 검찰이 항소하면 법률 리스크가 다시 시작된다”며 “1심 재판 결과보다는 여론 악화에 집중해 잡음을 줄이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신한지주(055550)의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실형을 받고 그 집행이 끝난 지 5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은 경영진이 될 수 없다. 아울러 확정판결 전까지 ‘무죄 추정의 원칙’을 적용한다. 즉 조 회장의 연임에 법률적인 문제는 없다는 해석이다.

결국 ‘채용비리’에 예민한 현 정부의 ‘입김’이 조 회장 연임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채용비리 혐의를 받은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이 지난 2월 하나은행장 연임을 포기한 것은 금융감독원의 경영진 법률 리스크 언급에 따른 결과로 알려져 있다. 실제 금감원은 신한금융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렇다고 금융사 회장 연임 문제에 직접 개입할 경우 ‘관치’ 역풍에 휘말릴 수 있다는 부담도 무시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이 신한금융 CEO의 법률 리스크를 따졌다면 오렌지라이프 자회사 편입이나 신한금투 증자를 승인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신한금융의 막강한 이사회의 힘이 조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회추위에는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와 변양호 VIG파트너스 고문, 성재호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 박철 전 한국은행 부총재 등의 사외이사가 포진해 있다. 금감원 관계자도 “금융사 회추위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며 “민간 금융회사 CEO 선임은 이사회의 권한”이라고 원칙을 고수할 뜻을 내비쳤다.
/송종호·이지윤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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