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 전쟁을 한다면 최대 1억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주장이 한 저서에서 나왔다. 그가 집권 초 북한에 초강경 수사를 쏟아낸 것은 그만큼 북핵 위기가 심각하다는 판단에서였으며 이후 대화 국면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국전쟁 종전을 분명한 목표로 제시하는 친서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전기 작가인 더그 웨드는 26일(현지시간) 발간된 ‘트럼프의 백악관 안에서’(Inside Trump‘s White House)라는 제목의 저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저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으로부터 “내가 대통령이 되면 북한과의 전쟁 가능성이 가장 큰 문제가 될 것”이라는 조언을 들었다. 그는 “김 위원장과 나는 매우 거칠게 시작했다”며 “왜냐하면 이 나라는 북한과 전쟁을 할 준비가 돼 있었기 때문이다. 난 정말로 오바마 대통령이 더 오래 (백악관에) 머물렀다면 우리는 전쟁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뚜렷한 근거 없이 북한과 전쟁을 했다면 “3,000만명에서 1억명이 죽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울은 소위 국경 바로 근처에 있고 인구가 3,000만명이나 된다”면서 “김정은은 대포 1만개를 갖고 있다. 김정은에게는 역사상 가장 커다란 재앙 중 하나를 일으키는 데 핵무기조차 필요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후 비핵화 대화 국면으로 급반전 시도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우리는 훌륭한 관계가 됐다”며 북핵 협상을 커다란 치적으로 꼽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김정은과 내 케미스트리가 잘 맞는다”며 ’격렬한 대립 끝에 어떻게 갑자기 좋은 케미스트리를 갖게 됐느냐‘는 질문에 “어느 시점에 우리는 둘 다 이것(핵 협상)이 결실을 보기를 원한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참모들에게도 보여주지 않은 김 위원장의 친서를 웨드에게 보여주며 “이 편지들은 놀랍다. 이것은 역사”라며 흔들어 보였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그 친서에서 “저는 북한과 미국 사이에 새 미래를 여는 데 목표를 둔 저와 대통령 각하의 강한 의지, 진실한 노력, 그리고 독창적인 접근법이 틀림없이 열매를 맺을 것으로 굳건히 믿습니다”라고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친서 중엔 ’한국전쟁을 실질적이며 공식적으로 끝내는 것이 매우 분명한 목표‘라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한다.

아울러 저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등 동맹국들에 대해 강경하고 계산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수십억 달러어치의 미사일을 사서 우리의 부자 동맹들에 줘버린다”며 “그래서 장군에게 ’왜 우리가 그렇게 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고 웨드에게 말했다.

이어 “나는 ’그들은 우리의 친구가 아니다. 그들은 우리를 벗겨 먹는다‘고 말하겠다”면서 “가장 나쁜 대목은 우리를 가장 나쁘게 대하는 이들이 바로 우리의 동맹이라는 사실에 대한 자각”이라고도 했다. 방위비 분담금을 겨냥해 “우리가 한국을 방어하는 데 얼마나 많은 돈을 쓰고 있는지 아느냐”고 반문하며 “1년에 45억달러”라고 강조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