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TBC ‘보좌관2’
JTBC 월화드라마 ‘보좌관: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 시즌2’(극본 이대일, 연출 곽정환, 제작 스튜디오앤뉴, 이하 보좌관2) 지난 6회에서 이창진(유성주)은 역외탈세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중 투신해 사망했다. 돈이 가진 힘으로 다른 이들을 짓밟아왔고, 돈을 향한 욕망으로 무엇이든 못할 것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자신의 비리가 밝혀질 위기에 처하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사건이었다.
검찰 조사를 받기 직전까지도 “나부터 구해. 그럼, 고석만 누가 죽였는지 알려줄 테니까. 내가 이대로 끝낼 줄 알아?”라던 그를 돌이켜볼 때, 이 선택이 오롯이 자신의 의지에 의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그렇다면 그의 죽음에 앞서 송희섭(김갑수)이 최경철(정만식)을 찾아왔고, 두 사람이 만나는 사이 이창진이 사망했다는 사실은 우연이었을까. 검찰청을 나서는 송희섭의 무거운 표정에서 대기업 대표마저 죽음으로 이끈 권력의 실체에 서늘함이 느껴졌다.
이러한 미스터리가 처음은 아니다. 이창진 이전엔 고석만(임원희) 보좌관이 있었다. 삼일회의 비리가 담긴 서류를 가지고 강선영(신민아)에게 향하던 그는 차 안에서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 석연치 않은 지점들이 많았지만, 이 사건은 단순 자살로 서둘러 종결됐다. 어쩌면 이 비극은 7년 전부터 계속되었던 것이기도 하다. 화학물질 유출사건으로 수십 명이 중증 질환으로 고통스러운 삶을 살다 죽음에 이르렀다. 그러나 회사는 질병과 화학물질 유출과의 연관성을 은폐했으며, 회사 지정병원에서 무료로 치료를 해준다면서 제대로 된 병명조차 알려주지 않았다. 이를 밝히기 위해 어렵게 국정 조사안을 통과시켰지만, 이 또한 송희섭에 의해 무산되고 말았다.
그렇게 수많은 사상자를 내고도 어떤 책임도, 사과도 없이 굳건했던 이창진이었다. 그런 그마저도 투신하게 만든 거대한 권력의 힘, 장태준과 강선영(신민아)뿐 아니라 서울지검장 최경철(정만식)마저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였다. “송희섭 장관이 법무부 장관에 앉아있는 이상 결국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거네”라는 강선영의 말이 자조가 아닌 무거운 현실임을 일깨워준 순간이기도 했다.
이창진의 죽음으로 드디어 비리의 연결고리를 끊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또 한번 무너졌다. 다시 또 출발선에 서게 된 장태준. 세상을 바꾸겠다는 그의 목표에 다다르는 길이 더더욱 위험해지고 있다. 그는 권력의 미로 속에서 빠져 나와 이토록 견고하고 거대한 벽을 무너뜨릴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을까.
/김주원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