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훈 아이아크건축사사무소 대표
김석천 아이아크건축사사무소 건축사
“건축주가 고생한 프로젝트입니다. 현실적 예산에 한계가 있어도 조적 공사(석재·벽돌 등 재료를 쌓는 공사), 복사 냉난방 패널 등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문은 직접 발주를 통해 리스크를 감수해서라도 구현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또 스마트 팩토리에 관심 있는 사람 누구나 공장에 와서 배워갈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프로젝트입니다.”
2019년 한국건축문화대상 민간부문 대상을 받은 김석천 아이아크건축사사무소 건축사는 프로젝트의 공을 건축주에게 넘겼다. 그러면서 좋은 건축주를 만나야 좋은 건축물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을 새삼 확인했다.
유걸 건축가가 설립한 아이아크는 20여 년간 수많은 프로젝트를 완수했다. 산전수전 겪은 건축사무소이지만 연희화학공장은 쉽지 않은 프로젝트였다. 김 건축사는 우선 연희화학의 공정부터 파악했다. 어떤 일을 하는지 들여다보고 어떤 공간이 필요한지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거기서 이전에 경험한 제주도의 ‘스페이스 닷 투’ 프로젝트와 유사점을 발견해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김 건축사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프로그램이나 이벤트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대공간을 두고 필요한 프로그램이 구획을 차지하며 가변적인 설계로 접근했다”면서 “기능적 컴퍼넌트(구성 요소)가 들어와 구획되고 필요에 따라 이동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생산동은 대공간이 트여있으며 한 개의 에코 샤프트가 숨통이 된다. 환경역학뿐 아니라 구조체 역할까지 통합화했다. 그는 “인력을 단순히 감축하는 게 아니라 개인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을 찾는 게 스마트 팩토리의 존재 이유”라며 “생산시설 안에서도 에코 샤프트에서 쉬면서 일하도록 조성해 숨 쉬는 공장을 구현했다”고 말했다.
설비와 외장 시공까지 직접 발주하는 건축주를 만난 탓에 빠듯한 예산이 우려됐지만, 설계 기술력으로 해결했다. 그는 “건축 정보 모델(BIM)을 통해 모형 한 번 만들지 않고 완전한 소통을 이루며 완공했다”면서 “기획부터 자재 관리, 시공까지 체계적 관리를 마쳐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 적용 사례가 많지 않은 복사 냉난방 설비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설치했고, 장기적으로는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평가다.
그는 수상 소감과 관련 “중소기업과 함께 제한된 예산 안에서 스마트 팩토리라는 새로운 건축적 시도를 한 것에 심사위원들이 좋은 평가를 준 것 같다”면서 “지난해 같은 부문에 대기업이 수상한 데 이어 올해는 중소기업이 대상을 받은 것도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