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앞에서 8일째 단식하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7일 밤 응급실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선거법과 고위공직범죄수사처설치법 등 패스트트랙 법안 철회를 요구하며 단식 투쟁에 들어갔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단식 8일째인 27일 밤 정신을 잃고 병원에 급히 이송된 뒤 1시간여 만에 의식을 회복했다.
황 대표의 부인 최지영 여사는 전날 밤 11시쯤 황 대표의 몸을 흔들어봐도 아무런 반응이 없자 비상 대기 중이던 의료진을 급히 불렀다.
병원 이송 직전 최 여사는 “여보, 여보”라며 황 대표를 애타게 부른 것으로 전해졌다. 황 대표는 신촌 세브란스 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검사를 받은 이후 일반 병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1시간여 만에 의식을 되찾았다.
의료진에 따르면 황 대표는 일단 고비는 넘겼지만 신장 약화나 저혈당 등 단식으로 인한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상태를 면밀히 지켜봐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는 이번 단식으로 신장 기능이 떨어져 얼굴과 몸이 붓고, 감기 증상도 심한 등 건강이 급격히 나빠진 상태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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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대표의 건강 악화에 대해 한국당 의원들은 당혹감을 나타냈다. 민경욱 의원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황 대표님이 다행히 의식을 회복했다. 지금 가족들이 병실에서 간호하고 있다. 걱정해주시는 국민 여러분, 감사하다. 계속 관심을 갖고 기도해달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곽상도 의원은 “의학적으로 의식불명 상태라고 한다”면서 “황 대표님이 무사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세요”라고 호소했다.
이어 박성중 의원은 황 대표가 응급차에 누워있는 모습의 사진을 올리면서 “갑작스러운 일이라 경황이 없다. 누워있는 모습이 처절하다”라면서 “누가 이렇게 만들었나? 그래도 물방울은 돌을 뚫는다”라고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한편 나경원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어떻게 할지 당장 말씀드리기는 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박맹우 사무총장은 “우리는 당연히 단식을 말릴 테지만, 황 대표의 의지가 워낙 강해서 의식을 차리면 단식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