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 안전을 위해 전동 킥보드를 자전거 도로로 다닐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요구해 온 퍼스널 모빌리티 기기 공유서비스를 하고 있는 고고씽·킥고잉 등 스타트업들이 국회 무관심에 법안이 폐기될 위기에 몰리자 “시민안전을 방치하고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본지 11월8일자 18면 참조
전동 킥보드는 최근 수요가 급증하면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현행 도로교통법상 오토바이처럼 원동기장치 자전거로 분류돼 차도로만 주행해야 한다. 그러나 전동 킥보드 운전자는 차도로 달리다 안전사고 위험이 높아 대부분 인도로 주행해 보행자 안전 등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도로 주행 때도 ‘퀵라니’라고 불릴 정도로 운전자에게도 사고위험을 높이는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이 때문에 전동 킥보드를 자전거 도로로 주행하도록 법을 개정해야 빠르게 확산되는 전동 킥보드 공유서비스도 살리고, 보행자 안전도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동 킥보드 공유서비스 스타트업인 고고씽·다트·디어·스윙·씽씽·윈드·킥고잉 등이 참여하고 있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28일 입장문을 내고 “전동 킥보드 등 퍼스널 모빌리티의 법적 근거를 규율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관련 상임위 법안심사 소위에 상정되지 않아 연내 입법이 불투명해졌다”며 “모든 이해당사자와 관계부처의 합의가 끝난 법안을 (국회가) 방치하는 상황이 허망하다”고 비판했다. 이날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개정안이 상정돼야 물리적으로 연내 국회 통과 가능성이 높은데, 여야 의원들의 무관심에 법안 자체가 폐기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포럼측은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지방자치단체 등 정부 부처와 관련 전문가, 시민사회단체 모두 합의해 만든 개정안이고, 이미 발의된 지 3년 6개월이나 지났는데도 상임위 전체 회의는 고사하고 법안 소위위에도 상정조차 되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포럼측은 “미상정 이유도 불투명하고 전망도 불확실해 답답하고 참담하다”고 지적했다.
서울을 비롯한 전세계 대도시에서 전동 킥보드와 같은 퍼스널 모빌리티 공유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다. 도시내 교통체증, 환경오염 문제 등을 해결할 대안으로 떠오르며 공유서비스 플랫폼이 급성장하고 있다. 포럼 관계자는 “현행법에 퍼스널 모빌리티라는 규정 자체도 없는 데다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자전거 도로와 같은 전용 주행도로를 정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며 “전동 킥보드가 도로를 주행하거나 인도로 주행하도록 방치하는 것은 운전자나 보행자 모두의 안전을 방치하는 것과 같다”며 조속한 법 통과를 촉구했다. /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