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파파가 세상을 바꾼다] 퀘백주 어린이집, 아이 4명당 교사 1명…이용료도 하루 6,500원 수준

<1> 캐나다 퀘백주
지원금 덕에 공·사립 차이 없어
"퀘백주서 키우자" 전근 러시도



퀘백주 퀘백시티의 한 공립어린이집에서 어린이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퀘백시티=박진용기자


지난달 방문한 퀘백주 수도인 퀘백시티의 한 공립 어린이집. 건물 뒤편에 위치한 놀이터에서는 아이들이 뛰노는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아이들이 잠시 자리를 비운 탓인지 어린이집 내부는 마치 학교처럼 유독 넓게 느껴졌다. 8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도록 지어진 어린이집은 다양한 교실이 갖춰져 있는데 교사들 역시 십수 명에 달하는 등 쾌적하고 안정감 있는 분위기를 자아냈다.

캐시 기라드 원장은 “가격이 저렴하다 보니 부모들의 만족도가 높다”며 “3세까지는 보육교사와 학생 비율이 1:4에 불과하는 등 믿고 만들 수 있는 교육환경을 구축하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퀘백주 공립 어린이집 이용료는 하루당 약 7,500원 수준에 불과하다(8.25 캐나다 달러). 다만 일정소득이 넘어서면 어린이집 이용료도 동반 상승한다. 가구당 소득이 7만 8,320달러 이상일 경우 소득 증가분에 따라 비용부담이 늘어난다. 최상위 소득자는 최대 21.24 캐나다 달러를 내야 한다. 다만 고소득자에 대한 부담 역시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다. 2022년이 되면 소득과 상관없이 7,500원 비용으로 누구나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각종 양육 수당 역시 어린이집 이용 및 육아 부담을 덜어주고 부모들이 마음 놓고 직장에서 일할 수 있는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퀘백주는 연방정부와는 별도로 자녀양육비와 저소득층 지원금 등을 지원 중이다. 연방정부 자녀양육비는 1인당 월 456.75캐나다 달러, 퀘백 주정부 자녀양육비는 월 202.5 캐나다달러다.

캐시 기라드 원장은 “정부 지원금을 고려하면 실제 이용요금은 6,500원 수준으로 명목상 요금보다는 조금 더 낮아진다”며 “사립 유치원은 공립유치원보다 일반적으로 더 비싸지만 정부 보조금을 고려하면 실제 비용부담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저렴하고 믿을 만한 어린이집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면서 다른 주에서 퀘백주로 이직하거나 입사를 꿈꾸는 직장인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데이비드 레벨 몬트리올 인터내셔널 인재유치팀 디렉터는 “퀘백주에 거주하는 직장인들은 입사 이유 중 하나로 저렴하고 믿을 만한 어린이집을 꼽는다”고 말했다. 온타리오 등 다른 주는 어린이집 하루 이용료가 40~50달러에 달해 부모들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다.

퀘백주 퀘백시티의 한 공립어린이집에서 어린이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퀘백시티=박진용기자

캐나다 현지에서 만난 시민들 역시 퀘백주 어린이집이 없었다면 육아휴직은 물론 육아에 지금처럼 참여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입을 모아다. 육아휴직에 대한 만족감도 상당했다.

다니엘 골드스미스 다슨대 교수는 “퀘백주의 어린이집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는 다른 주와 다르게 남성 육아휴직이 활성화되는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며 “비영리 어린이집 시설 1곳에 대한 투자는 1,000만원에 육박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아빠들의 육아휴직이 활성화되면서 어린이집 분위기 역시 180도 바뀌었다. 캐시 가라드 원장은 “25년 전 어린이집에서 처음 일했을 때만 해도 남성들이 학부모회의에 참석하거나 아이들을 데리러 출퇴근 시간에 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다”며 “이제는 아빠들의 참여가 일상이 됐다”고 전했다. /퀘백시티=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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