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한미 방위비 협상 4차회의 내달 3~4일 개최"

방위비 분담금 인상폭 접점 찾을 지 관심
재선 앞둔 트럼프, 韓 상대 강한압박관측


외교부는 내년 이후 적용될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4차 회의를 다음 달 3~4일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한다고 29일 밝혔다.

지난 3차 회의에서 동맹 간의 협상임에도 이례적으로 미국 대표단이 자리를 박차고 나간 만큼 양국이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둘러싼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외교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우리 정부는 기존의 협정 틀 내에서 합리적인 수준의 공평한 방위비 분담을 한다는 기본 입장 하에 인내를 갖고 미측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한미가 방위비 분담금 인상과 관련 입장 차를 좁힐 수 있느냐에 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제임스 드하트 미 방위비협상 대표는 지난 19일 3차 회의에서 80분 만에 협상장을 박차고 나온 뒤 회견을 통해 “한국 측이 상호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임할 준비가 됐을 때 협상이 재개되길 기대한다”며 한국 측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미 측은 한국이 부담할 내년도 분담금으로 올해 1조 389억원의 5배에 달하는 50억 달러(약 5조 8,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요구한 것으로 관측된다. 현행 SMA 항목인 △주한미군 한국인 고용원 임금 △군사건설비 △ 군수지원비 외에 주한미군 인건비(수당)와 군무원 및 가족지원 비용, 미군의 한반도 순환배치 비용, 역외 훈련비용 등 한국의 방위에 들어가는 모든 안보비용을 총망라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대사는 SMA 틀이 유지돼야 한다는 전제 아래 과도한 인상은 안 된다는 입장을 미 측에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에 대한 국민의 반대여론이 70%에 달하고 있는 만큼 4차 회의도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22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 ‘주한미군이 감축돼도 미국의 대폭 인상 요구를 수용해서는 안 된다’는 응답이 68.8%로 조사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선라이즈에서 열린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 선거유세 집회에 도착해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재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한미가 분담금 인상 폭을 두고 강 대 강으로 충돌할 것이라 우려가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근처 선라이즈에서 열린 유세에서 “그들(전임 대통령들)은 우리의 군을 엄청나게 부유한 나라들을 방어하는 데 썼다. 여러분의 돈으로 복지 국가들에 보조금을 지급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내가 당선되기 전에 우리의 지도자들은 위대한 미국의 중산층을 그들의 망상적인 글로벌 프로젝트에 자금을 대기 위한 돼지 저금통으로 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사실상 내년 재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 한미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증액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됐다.

다만 한국뿐 아니라 미국 조야에서도 미국의 요구가 과도하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는 만큼 미국이 현실적인 조정안을 제시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