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필리버스터"에 정기국회 사실상 마비

"친문게이트 등 국조 수용하라"
민주당 본회의 불참·규탄대회

자유한국당이 29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는 모든 안건에 대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신청하면서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가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철회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및 김기현 전 울산시장 수사 의혹 등 ‘친문(親文) 게이트’ 국정조사 수용을 필리버스터 철회 조건으로 내걸었다. 유치원 3법을 비롯해 패스트트랙에 오른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 설치 법안 등의 상정에 대비해 본격적인 저지에 나선 것이다. 이로써 내년도 예산안의 법정 처리시한(12월2일) 내 국회 통과가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여권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건 개혁법안 처리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불법으로 출발시킨 패스트트랙 폭거의 열차가 대한민국을 절망과 몰락의 낭떠러지로 몰고 있다”며 “불법과 다수의 횡포에 한국당은 평화롭고 합법적인 저항의 대장정을 시작할 것이고, 그 차원에서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다만 여론 악화를 우려해 민생법안의 경우 필리버스터를 하지 않고 표결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의 필리버스터에 반발해 본회의 불참석을 결정하고 한국당 규탄대회를 진행했다. 민주당이 규탄 국면을 이어갈 경우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결정을 놓고 ‘패스트트랙 법안을 막기 위해 민생법안을 볼모로 잡았다’는 비판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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