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워치] 서울 의료진 15,000명 늘때…강원도는 겨우 1,200명 늘었다

■바늘구멍 In서울…솟을구멍 人서울
<통계로 본 지역 격차>
문화시설은 물론 교육기관도 서울 몰려
KTX타고 학원 다니는 취준생 수두룩


서울과 지방 간 격차 확대는 과거와 현재의 통계를 비교해보면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 서울이 지역별 인구·의료인력 수 등을 점차 늘려오는 동안 지방의 증가 폭은 미미한 수준이다. ‘사람은 한양으로 보낸다’는 옛말이 있지만 주택과 의료 및 교육시설에 문화·편의시설까지 서울에 몰리면서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커지는 측면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2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과 e-나라지표 등에 따르면 의사와 한의사·약사·조산사·물리치료사·사회복지사 등 전체 의료인력을 봐도 서울은 통계 작성 시작 시점인 지난 2009년 말 4만6,450명에서 올해 3·4분기 6만2,143명으로 1만5,000명 넘게 늘었다. 반면 광주광역시는 같은 기간 5,753명에서 8,840명으로, 강원도는 4,858명에서 6,077명으로 증가하는 데 그치며 10년 사이 의료인력이 각각 1만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형편이다.


학생 1인당 한 달 평균 사교육비를 봐도 서울이 지역별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7년 18만5,000원에서 지난해 41만1,000원으로 2배가 훌쩍 넘게 증가한 반면 중소도시는 22만8,000원에서 29만원, 읍면 지역은 12만1,000원에서 18만1,000원으로 늘었을 뿐이다.


여가활동을 즐길 수 있는 공공도서관과 박물관·미술관 등 문화시설의 경우 올 초 기준 서울이 398개(14.1%), 경기는 536개(19%)에 달한 데 비해 울산(43개)과 대전(55개), 광주(63개), 대구(80개) 등은 100개가 채 되지 않는다.

삶의 환경에서 일어난 격차는 그대로 서울과 지방 간 인구 차이로 이어졌다. 서울 인구는 1999년 1,003만6,000명에서 2017년 976만6,000명으로 감소했지만 경기도는 같은 기간 889만3,000명에서 1,278만6,000명으로 389만명이 늘며 전체적인 수도권 인구의 증가세를 이끌었다. 이는 2017년 기준 부산(342만4,000명), 대구(245만8,000명), 광주(149만5,000명) 등 다른 광역시와 비교해 서울 등 수도권 인구가 크게 앞서는 양극화를 불러왔다.

지방의 인프라 부족은 취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공기업과 사기업을 막론하고 취업을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서울을 오가며 뜨내기 생활을 하는 취업준비생들이 적지 않다. 서울 노량진의 공시생 A씨는 “학원이 서울에 몰려 있는 것은 물론 지방에 있으면 접하지 못할 취업정보가 서울에서는 쉽게 공유되는 것을 보고 늦게 온 것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취업준비생은 “고향에서 스터디그룹 멤버를 구하기 쉽지 않아 서울에서 모임을 꾸렸는데 오가는 교통비가 부담스럽다”며 “입사시험을 보려고 아침 일찍 KTX를 타고 이동할 때도 자괴감과 스트레스가 크다”고 토로했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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