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일본 아이치트리엔날레 내 ‘표현의 부자유’ 특별전의 실행위원.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아라이 히로유키, 이와사키 사다키, 오카모토 유카, 오구라 토시마루, 나가타 코조. /사진제공=김복진상운영위원회.
일본 아이치트리엔날레에서 ‘평화의 소녀상’ 등을 기획전시 한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 실행위원회가 ‘2019 김복진상’을 수상했다.
한국 최초의 근대조각가 김복진(1901~1940)을 기리고자 지난 2006년 제정된 김복진상은 매년 미술비평가·이론가를 수상자로 배출하고 있다.
김복진상운영위원회는 수상자 선정 이유에 대해 “평화주의 관점에서 ‘표현의 부자유전’은 단지 일본 내부의 표현의 자유 문제만이 아니다. 올해 아이치현에서 벌어진 예술 검열은 감성적이고 정치적인 역설을 창출하면서 동아시아를 하나의 예술공론장으로 묶어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면서 “지속적으로 동아시아 예술공론장의 구성원으로서 서로 믿고 돕는 관계를 지속하고자 하는 연대의 마음으로 이 상을 드린다”고 밝혔다.
일본 최대 규모의 국제미술제인 아이치트리엔날레의 특별전으로 초대된 ‘표현의 부자유전·그 후’는 일본군 성노예, 일본 천황 등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의 작품으로 인해 전시 개막 직후부터 일본 우익들의 협박을 받았다. 일본 위정자들의 ‘검열’까지 가세해 ‘전시 중단’조치가 내려졌고 이에 국내외 예술계가 적극 반발했다. 김복진상 운영위원회는 “일부에서는 이를 표현의 자유나 예술 검열의 문제가 아닌 한·일 역사갈등의 문제로 돌리려고도 했다”면서 “본질은 소녀상의 한일갈등이 아니라 표현의 자유를 탄압하는 일본 위정자들의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태도”라고 지적했다. 이후 실행위원회가 예술계·시민사회와 함께 노력한 결과 행사 폐막 직전에 짧게나마 전시를 재개했다.
상은 실행위원회 위원 5명이 공동으로 받았다. 이들에게는 부상으로 화가 정직성과 홍성담의 회화작품이 각각 주어졌다.
김복진은 서구 근대조각을 한국에 들여온 첫 번째 작가로, ‘한국 조각사 100년’의 기점이 되는 인물이다. 조선 고유의 전통 조각을 현대감각으로 혁신하고, 날카로운 문제의식으로 비평 및 이론활동을 펼쳤다.
역대 김복진상은 2006년 미술평론가 이선영 씨를 시작으로 김준기·강수미·윤범모·김현숙·김종길·김인혜·쿠로다 라이지·목수현·키다 에미코·서유리 등이 수상했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