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성진 조인에셋글로벌자산운용 운용대표
미국 증시는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상당수 국가의 주가는 부진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주도적으로 세 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결과 경기가 연착륙하고 있고 4차산업 혁명을 주도하는 기업들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맘때와는 달리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도 대폭 낮아졌지만, 미국 주가 밸류에이션이 높아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도 낮은 상황이다. 2020년을 한 달 앞두고 투자전략 수립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내년 전략수립에 고려해야 할 변수는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횟수와 각국 중앙은행의 동조 여부, 경기의 연착륙 가능성, 저금리 기조하에서 위험자산으로 로테이션 여부, 인플레이션과 부동산 버블 우려 등이 될 것이다. 또, 미국 대선이 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협상, 북핵·중동정책 등도 변동성을 불러올 변수로 꼽힌다.
종합적으로 따져보면 ‘기대 반 우려 반’의 뜨뜻미지근한 경기, 주식시장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첫째, 경기는 골디락스 국면이 예상된다. 올해 단행된 정책금리 효과가 내년 하반기부터는 경제지표에 반영될 것이다. 각국의 정책 포인트가 고용에 집중되고 있어 소비중심의 성장이 될 것이고, 5세대(5G)·신재생에너지·환경 등 신형 인프라 투자가 증가하면서 경기부양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둘째, 금리는 상승보다는 하락에 무게를 둔다. 중앙은행은 경기침체를 방어하기 위해 금리와 유동성 정책을 아껴두고 있다. 공유경제의 효과와, 소비와 투자심리 악화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없는 상황이다. 다만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부동산과 주식의 자산 버블이 블랙스완이 될 가능성은 있다. 금융 정책자들은 경기 살리기와 자산 버블 우려 사이에서 금리정책을 시행해야 하므로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이나 경기방어를 위해 추가 금리 인하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셋째, 달러는 강세를 멈추고 완만한 약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는 미국이 ‘나홀로 성장’이었기에 달러도 강세였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이 올해 2.4%에서 2020년 2.1%로 둔화되지만 세계 경제는 3.0%에서 3.4%로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중국·일본은 올해보다 둔화되지만 유로존을 비롯한 신흥국은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돼 달러 강세가 멈추고 완만한 약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미중 협상 타결이 원만히 이뤄질 경우 달러 약세 폭은 커질 수 있을 것이다.
2020년은 위험자산인 주식도 안전자산인 채권도 유리한 유동성 성격의 국면이 될 것이다. 주식 60%, 채권 및 대안투자 40%의 시장 중립전략을 제시한다. 위험자산 중 미국 주식은 주가가 신고가여서 부담스럽고, 중국 주식은 차이나 부채 리스크 때문에 투자가 망설여지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는 미국과 중국을 균형 있게 투자하는 바벨 전략이 유리해 보인다. 경기 연착륙 상황이어서 주가지수가 크게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지 않기 때문에 금융·소비·헬스케어·4차산업혁명 관련 업종에 선택과 집중하는 전략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