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재선 중심 파격인선...힘 실리는 황교안 체제

黃 "읍참마속"에 당직자 35명 사퇴
"파격이냐 친정체제냐"…단식 복귀 황교안의 첫 인선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도 포함...공천서 과감한 물갈이 속도낼듯

박맹우(오른쪽 두번째)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직자들이 당의 개혁과 쇄신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당직 사표서를 일괄 제출했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자유한국당이 단행한 당직 인선은 쇄신, 친정체제 구축이라는 두 단어로 요약된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단식에서 복귀하며 일성으로 ‘쇄신’ 카드를 꺼냈다. 이후 5시간 만에 당직자 35명이 일괄 사표를 냈고 이후 곧바로 사무총장·전략기획부총장 등 최측근 7명이 바뀌었다. 사표 수리와 인선이 같은 날 이뤄지는 속도전으로 쇄신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는 게 당 안팎의 전반적인 해석이다.


게다가 주요 당직자에 3선 이상이 아닌 초·재선을 포진시켜 강력한 친정체제 구축에 방점을 찍었다는 분석도 있다.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계 사이의 갈등이 잠재된 상황에서 정치적 부담이 되는 3선 이상 중진보다는 초·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당내 구심점을 새로 형성했다는 것이다. 이날 전희경 대변인이 국회 브리핑에서 밝힌 인선 배경도 △젊은 연령대, 초·재선 의원 중용 △측근 배제 △수도권 의원 전면 배치 △외부인사 영입 등이다. 실제로 내년 총선을 이끌고 당무에 관해 당 대표와 손발을 맞추는 사무총장과 전략기획부총장에 각각 초선인 박완수·송언석 의원이 배치됐다. 대표비서실장·전략기획본부장·인재영입위원장에도 각각 재선의 김명연·주광덕·염동열 의원을 기용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사무총장·전략기획부총장이 모두 영남을 지역구로 있는데다 기용 인사의 대부분이 황 대표를 지지하는 그룹으로 알려진 초·재선 의원 모임 ‘통합과 전진’ 출신이라는 점에서 쇄신보다는 이른바 황 대표의 ‘입맛에 맞는 인사’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홍준표 전 대표가 이날 본인 페이스북에서 “쇄신(刷新)이 아니라 쇄악(刷惡)이다. 김세원 의원을 쳐내고 친박 체제를 만들었으니 이러다가 당이 망하겠다”고 밝힌 점도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당 안팎에서는 황 대표가 과감한 혁신과 함께 강조한 ‘읍참마속’이 앞으로 어떠한 형태로 이뤄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간의 단식 투쟁으로 황 대표가 리더십 논란은 물론 당내 갈등까지 잠재운 만큼 이번 인선에 이어 앞으로 있을 공천에서도 대폭의 ‘물갈이’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사퇴한 당직자 중에는 한국당을 비판하며 여의도연구원장직을 유지하던 김세연 의원도 포함된 만큼 다음 ‘마속’은 중진 의원들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인선이 예고편이라면 본격적인 쇄신 작업은 앞으로 있을 공천에서 나타날 수 있다”며 “당 안팎에서는 인선에 이어 곧바로 컷오프 기준 등까지 한꺼번에 발표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방진혁기자 bread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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