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하락 공식된 '주주배정·공모 유상증자'

증자나선 코스닥 20곳 중 18곳
공시 한달 후 수급 우려에 약세
'1년간 보호예수' 3자배정 방식은
87곳 중 36곳만 하락 그쳐 대조


일반공모·주주배정 방식으로 유상증자에 나서는 상장사의 주가가 해당 공시 이후 일정 기간 약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상증자로 인한 수급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3자배정 방식처럼 투자자를 확보하지 않고 유상증자를 실시하려면 주가하락 및 그에 따른 자금조달 차질을 감수해야 하는 셈이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9월 말까지 일반공모·주주배정 방식으로 유상증자 실시 결정을 공시하고 금액을 조달한 코스닥상장사는 20개사에 달했다. 이 중 공시일로부터 약 한 달인 22거래일 후 주가가 오른 기업은 2 개(피에스엠씨(024850)·현진소재(053660)) 뿐이다. 일반공모·주주배정 유상증자는 통상 공시 후 한 달에서 석 달 사이에 신주 상장으로 절차가 마무리된다.


코팅 필름을 생산하는 상보(027580)는 5월31일 운영자금 291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주가는 공시 전날 종가 2,560원에서 22거래일 후인 7월3일 37.3% 하락한 1,605원으로 마감했다. 한 주당 1,940원으로 예정했던 발행가액이 주가하락에 따라 986원으로 낮아지면서 조달금액도 계획의 절반 수준인 148억원에 그쳤다. 유상증자를 통한 신주 발행 물량은 1,500만주로 직전 발행주식 총수인 3,168만여주의 47.3%에 달했다.

일반공모를 통해 증자 전 발행주식 총수의 37.1%인 1,500만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 실시 결정을 4월10일 공시한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도 주가가 전날 8,170원에서 5월14일 5,540원으로 32.2% 하락했다. 주가하락으로 조달금액은 778억원으로 계획한 925억원보다 16% 줄었다.

올해 들어 코스닥시장의 부진이 이어진 가운데 피에스엠씨·현진소재·코이즈(121850)를 제외한 상보·이베트스투자증권 등 17개 종목은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보다 하락률이 더 컸다. 피에스엠씨·현진소재는 신주 규모가 증자 전 발행주식 총수의 5% 미만이고 조달 계획 금액도 10억원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수준이다. 운영·기타자금 50억여원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주식 총수의 33.2%인 350만주 발행 계획을 6월14일 공시한 코이즈는 22거래일 후 3.8% 하락했으나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가 7.2% 하락했다.

반면 코스닥에서 올해 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 87개사 중 공시일로부터 22거래일 후 주가가 하락한 기업은 36개사에 그쳐 일반공모나 주주배정 방식과 큰 차이를 보였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3자배정의 경우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1년간 보호예수(매각 금지)돼 일반공모·주주배정보다 수급 부담이 적다”며 “3자배정과 일반공모·주주배정 방식을 선택하는 기업 수를 비교해보면 주가하락 가능성이 낮은 3자배정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도 9월 말까지 두산건설(011160)·두산중공업(034020) 등 9개사가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 실시 결정을 공시했으나 한솔테크닉스(004710)·일진다이아(081000)를 제외한 나머지 7개사는 공시일로부터 22거래일 후 주가가 하락했다. 같은 기간 3자배정 유상증자 실시 결정을 공시한 기업 수 역시 30개로 주주배정보다 더 많았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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